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동대문과 남대문 등 재래시장 패션몰들의 소비자 눈길을 끌기 위한 행사가 초호화 경품경쟁으로 치닫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전국적으로 수많은 패션몰들이 난립하면서 일부 업체들이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대 단위의 고가 수입품을 경품으로 내걸고 소비자들을 유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막대한 경품비용은 심한 판매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시장상인들이 홍보비라는 명목으로 부담하고 있는데다 결국 그 부담이 소비자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오는 22일 오픈을 앞두고 있는 남대문시장 패션몰인 메사는 22일부터 31일까지 1캐럿짜리 다이아몬드 10개를 경품으로 내건 판촉행사를 벌이기로 했다.

메사가 경품으로 제공할 다이아몬드 1캐럿의 가격은 9백만∼1천만원선.

따라서 메사는 총 9천만∼1억원어치의 수입 다이아몬드를 경품으로 내놓은 셈이다.

특히 메사는 경품응모자격에 연령제한을 두지 않아 청소년들의 사행심을 부추길수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동대문 도매상권의 apM 쇼핑몰 역시 오는 23일 개점 1주년을 맞아 1억원 상당의 수입차와 가전제품을 내건 경품행사를 실시한다.

apM 관계자는 "아우디를 비롯한 수입차 2대와 지펠냉장고 등을 걸고 경품행사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apM의 경우 지난 2월 밸런타인데이 행사때도 초콜릿에 다이아몬드를 넣어 나눠주는 이벤트를 기획했으나 이같은 행사가 ''식품위생법'' 위반이라는 이유로 취소한 적이 있다.

이같은 경품경쟁에 대해 ''소비자문제를 연구하는 시민의 모임''의 황선옥 서울시지부장은 "대형 패션몰들이 초고가 수입경품 행사에 앞장섬으로써 소비자들의 사행심을 부추기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