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 < 연세대 교수 / 경영학 >

여러가지로 불안감이 지속되었던 한 주였다.

금융시장 불안과 자금경색, 현대그룹 상황, 만기가 일시에 돌아오는 회사채로 인하여 압박을 받고 있는 채권시장 등 우려할만한 일들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한 주를 연 한국경제신문의 ''성장엔진 벤처를 살리자''라는 연재기사는 그 타이밍이 절묘했다고 본다.

현 상황의 돌파구는 금융시장이나 대기업 자체로부터보다는 벤처산업과 그에 대한 시장의 신뢰회복으로부터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수요일까지 이어진 이번 기획물에서는 그동안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벤처기업들중 옥석을 가리는 과정에서 지나친 비관론에 빠져 건실한 벤처기업마저 어려움을 겪게될지 모른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위기론의 허와 실을 분석하고 여러 벤처기업들의 사례와 앞으로의 방향을 각계의 입장과 더불어 꼼꼼히 다루었다.

사실 무모하리만큼 과열된 벤처에 대한 기대가 결코 건전한 것만은 아니라는 시각은 예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심지어 ''묻지마 투자''까지로 이어진 벤처열풍은 너무 많은 ''무늬만 벤처''를 낳았고 그로 인해 옥석 가리기가 필요이상으로 고통스러워진 것이다.

이제는 뚜렷한 근거도 없이 건실한 벤처기업을 외면하는 것이 이성을 잃고 달려들었던 것만큼이나 위험하다는 자각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상황을 보다 현실적이고 냉철하게 인식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번 기획 기사는 매우 유익했다고 평가한다.

지난주 내내 우리의 관심을 모았던 것은 현대가 겪고 있는 자금난에 관한 일이었다.

월요일부터 시작하여 보도 기사와 분석기사가 꾸준히 실렸다.

특히 2일 11면과 4일 3면의 분석기사가 눈길을 끌었다.

현 사태에 대한 현대측의 입장과 자구책, 그리고 정부와 채권단 측의 입장을 고루 다루어 균형감을 주었다.

현대의 위기는 일개 기업의 문제일 뿐만 아니라 우리 경제 전반, 나아가 우리 개개인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일인 만큼 한경의 상세한 보도는 독자들에게 도움이 되었다.

2일에는 대기업집단의 결합재무제표가 발표되었다는 보도가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처음으로 있는 일이기에 많은 관심을 모았고 한경은 경제지답게 도표와 함께 상세히 보도했다.

막상 공개를 하고 보니 우리 나라 대기업들의 허점이 많이 드러나게 되었다.

그룹사간 내부거래가 많다 보니 결합매출액이 줄고 또 상호출자를 고려하니 부채비율도 높아졌다.

모두가 우리 기업들이 극복해야할 과제이고 투명하게 밝혀질 때 그 해결책이 보다 효과적으로 모색될 것이다.

그러나 이에 대한 한경의 보도는 너무 비판 일변도였지 않았나 싶다.

우선 우리나라 기업구조의 특성상 결합재무제표 작성의 타당성에 대한 의견들이 다양한 상황에서 이러한 의견들을 다시 한번 짚어주는 것도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또한 이번에 나타난 대기업의 문제점들을 보다 깊이 있게 분석하여 기업과 정부의 개선노력에는 무엇이 포함되어야 하는지를 다루는 것도 독자들에게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최근 우리 경제에는 여러 불안요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경제위기 이후 지나친 낙관으로 상황을 너무 쉽게 생각해온 것도 사실이다.

적당한 위기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긴장감을 고취시켜 준다는 의미에서 약이 될지 모른다.

오랫동안 성공을 지속하는 선진 기업들의 과제는 관리자들의 긴장감을 지속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것이라고 한다.

이는 환경에 대한 정확한 인식으로부터 출발한다.

지나친 낙관이나 지나친 비관 모두가 금물이다.

독자들의 냉철한 상황 판단에 한경이 한 몫을 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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