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호 < 한국무역협회 부회장 >

우리나라는 동북아시아의 관문에 해당하는 지정학적 이점과 물류 중심지로서 우수한 입지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남북정상회담에 이어질 경제협력의 증대, 그리고 남북 연결 수송체계의 구축 등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입지적 이점을 활용, 동북아 물류 중심국이 되기 위한 방안 모색이 필요한 때다.

부산항은 세계 4위, 연간 6백40만개(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있다.

하지만 항만물류 서비스면에서는 홍콩항 고베항 가오슝항 등 경쟁 항만에 뒤진다.

부산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부두내 장치공간이 부족해 부두밖 사설 장치장을 이용하며, 이로 인해 물류비용이 증가하고 서비스 수준이 낮다는 것이다.

최근들어 감만부두 등 컨테이너 전용터미널이 개장하면서 부두시설이 두배 이상 늘어났다.

그동안 부두밖 장치장(Off-Dock CY)에서 이뤄지던 화물의 장치, 통관 등의 기능을 부두안에서 모두 수행하는 이른바 온도크(On-Dock)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추게 됐다.

수출입화물 처리가 부두안에서 일괄적으로 이뤄질 경우 부두밖 장치장을 경유할 때보다 수출입 물류절차가 한 단계 줄게 되며, 화물처리 기간도 단축된다.

또 부두밖 장치장을 이용하는데 따른 추가 운송료와 하역작업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물류비를 절감할 수 있다.

이러한 이점에도 불구하고 부산항의 온도크 활성화가 지연되는 이유는 부두내 장치장이 충분히 확충돼 있지 않다는 점과 선사와 부두밖 장치장 운영업체간의 오랜 관행및 유착관계가 지적되고 있다.

그리고 부두밖 장치장을 경유하는 컨테이너 처리요금과 온도크에서 처리를 마칠 때의 요금이 분리돼 있지 않아 온도크 처리로 인한 물류비 절감혜택이 하주에게 전달되지 않는 것이 온도크체제 활성화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부산항의 온도크 체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먼저 선사들이 온도크를 이용하는 하주들에게 실제로 발생하지 않는 부두밖 장치장 운송비 및 조작비를 경감해 주어야 한다.

터미널운영업체들도 고객에게 다양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장비를 충분히 확충하고 온도크 터미널 운영에 따른 하역요율 체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는 자체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무역업체들도 화물반입 제한시간을 준수하고 부두 직반출제도를 활용함으로써 부두내 화물 흐름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협조해야 한다.

해양수산부와 부산시는 부두밖 장치장을 터미널장치장으로 편입시켜 부두장치장의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또 건설중인 항만 내부도로를 조기 완공하는 등 부두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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