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바이오산업화의 첨병역할을 해 온 조중명 LG화학 바이오텍연구소장(전무)이 벤처행을 택했다.

지난 7월초 구조게놈 바이오텍 벤처기업인 "크리스탈 게노믹스"를 설립하고 1일부터 새 직장으로 출근한다.

31일 사직서를 제출한 그는 17년 동안 함께 일해 온 직장 동료들의 만류와 축하를 받으며 든든한 알짜직장을 떠났다.

"포스트 인간게놈으로 주목받는 구조게놈 관련 벤처기업은 전세계적으로 단 2개뿐인 신규사업 분야여서 우리가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봅니다"

국내 최대규모인 2백70여명의 바이오분야 연구원을 거느렸던 그가 가시밭길 벤처행을 결심한 가장 큰 이유다.

그는 "벤처기업은 신약개발 등 타깃을 잡으면 곧바로 실천할 수 있는 스피드경영을 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라고 덧붙였다.

그가 회사설립을 결심한 것은 불과 2개월 남짓이지만 크리스탈 게노믹스는 오랜기간 준비된 회사처럼 탄탄한 기반을 갖고 출범한다.

이 회사의 주주 겸 기술자문단으로는 한국인 학자중 노벨상에 가장 근접했다는 김성호박사(버클리대 구조생물학) 등 10여명의 전문가가 참여하고 있다.

대덕단지내 바이오협동화단지인 인바이오넷과 과학기술원,생명연 등에 3개 연구실을 마련하고 실험장비 등 설비세팅에 들어갔다.

"종전에는 신약개발에 있어 시행착오(Trial & Error) 방식을 택했으나 단백질의 3차원 구조를 밝혀 분자수준에서의 기능을 해명하는 구조게놈을 도입해 1~2개의 선도물질을 개발할 계획입니다"

조사장은 "우선 위궤양 치료제를 개발할 계획"이라며 "내년까지 3~4개 선도물질을 개발해 세계적인 바이오기업으로 부상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의 바이오창업 열풍에 대해 "바람직한 현상이나 기반기술과 산업화역량을 갖추지 못하면 고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LG화학과 대덕의 펩트론,제노텍 등 바이오벤처들과 협조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그는 "대덕밸리는 바이오기업이 창업하기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사장은 서울대 동물학과와 미국 휴스턴대 생화학박사를 거쳐 74~77년 원자력연구소 연구원,81~84년 미국 베이로의대 펠로십 연구원 등을 지냈으며 84년부터 LG에서 바이오연구 사업을 총괄해 왔다.

특히 그는 93년부터 바이오텍연구소장을 역임하면서 세계적 신약으로 기대를 모은 퀴놀론계 항생제 "팩티브" 등의 개발을 주도한 국내 바이오업계의 산증인이다.

한경대덕밸리뉴스 손민구기자 hand@ddv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