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로써 구두 수선점을 하는 게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죠.하지만 가정을 돌보면서도 꾸준히 점포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보다 더 나은 사업도 찾아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강남구 일원동에서 구두수선점을 운영하고 있는 송병애(41)씨의 말이다.

송씨가 이곳에 자신의 점포를 마련한 것은 지난해 12월.

창업 이전에는 자신의 집 근처인 반포동 한 상가에서 조그만 수입의류 매장을 운영했다.

"매장을 가지고 있긴 했지만 내 점포가 아니다보니 장사에만 집중할 수가 없더군요. 상가측과의 관계도 원활해야 하니까요. 결국 내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램에 점포를 정리했습니다"

새로운 사업을 물색하던 송씨가 발견한 아이템은 구두 수선업.

어느날 집에서 신문기사를 읽는데 눈에 띄었다고 한다.

"의류매장을 운영했던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유행을 심하게 타거나 재고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가능성이 있는 장사는 다시 하기 싫었어요. 가급적이면 꾸준한 사업을 찾고 있었는데 잘 맞아 떨어지는 것 같더라구요"

이후 그가 찾은 곳이 미국에 본사를 둔 구두수선 프랜차이즈 본사인 "힐퀵"이었다.

5~10평 규모의 점포에서 구두 및 잡화 수선,발 건강용품 판매,열쇠복제 등의 사업을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업체였다.

송씨는 이곳에서 힐퀵 본사에서 직접 파견된 미국인 선생으로부터 한달동안 교육을 받았다.

"사실 수영으로 얘기하면 "물에 뜨는" 정도만 배웠다고 할까요.
시간이 너무 짧았다는 생각에 불안하기도 했지만 "이왕 시작한 거 끝까지 가보자"는 생각으로 밀어 붙였죠"

교육을 마친 송씨가 점포를 마련한 곳은 강남구 일원동.

인근 수서지역의 아파트촌을 생각하고 점포를 얻었는데 점포가 위치한 곳은 예상과 달리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집에서 빈둥대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느긋한 생각과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단골손님을 하나 둘씩 늘려나가 지난달에는 7백만원의 고매출을 올릴 정도로 사업이 성장했다.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별다른 홍보없이 입소문이 나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았으니까요. 들어오는 일거리마다 정성을 다해 처리한 것이 제가 할 수 있었던 유일한 노력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구두수선 전문점 창업에 필요한 초기비용은 3천1백만원 정도(점포 투자비 제외).

여기에는 구두 및 잡화의 수선 요령,발 건강관리 요령 등을 배울 수 있는 교육비(3백만원),전단지 등을 제공받는 홍보비(1백50만원),프레스기,브러셔 등 수선에 필요한 장비구입비(2천7백50만원)등이 포함돼 있다.

운영자의 능력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힐퀵 본사측이 예상하는 월평균 매출액은 5백60만원 수준.

3천~2만원 정도 하는 구두용품 판매와 부분별로 3천~1만원 정도 하는 구두수선이 주수익원이다.

여기에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점포운영에 드는 부대비용 등으로 나가는 45만원을 제하면 한달에 5백15만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이 회사 정흥섭 사장은 "구두수선업은 철저하게 타깃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어야하는 업종"이라며 "중산층 이상의 생활수준을 가진 주거지역 인근에 창업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02)701-6373

송종현 기자 scream@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