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투자신탁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 24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판매된 국민은행의 "빅맨부동산투자신탁 1호" 상품은 판매 시작과 동시에 모집금액 1백30억원을 채웠다.

국민은행조차 이 금액을 모으는데 1주일은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니 놀랄 일이다.

국민은행은 앞으로도 한달에 한건 꼴로 새상품을 내놓키로 했다.

조흥은행도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개발 중에 있다.

부동산투자신탁 외에도 내년에는 부동산뮤추얼펀드(REITs)가 도입된다.

부동산 간접투자 시대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부동산투자신탁이란 무엇인가=부동산투자신탁은 금융기관 신탁상품의 한 종류다.

다만 기존 은행금전신탁의 경우 신탁자금을 국공채 회사채 등 유가증권과 주식에 투자하거나 대출하는 방법으로 운용하는 것이지만 이 신탁상품은 부동산에 주로 투자한다는데 차이가 있다.

다수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으로 부동산을 매입.개발하거나 부동산과 관련된 사업에 대출하는 등의 방법으로 투자해 그 수익금을 투자자에게 되돌려 주는 상품이다.

국민은행이 첫 상품으로 내놓아 불티나게 팔린 1백30억원 규모의 "빅맨부동산투자신탁 1호"는 1인당 기본 투자단위가 5백만원이다.

단위형 상품이다.

신탁기간은 1년6개월로 이 기간 동안 해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신 이 상품을 담보로 신탁잔액의 80%까지 대출받을 수 있다.

국민은행은 이 자금으로 서울시 문정동 8차동시분양(9월5일께 분양예정) 아파트개발사업에 90% 이상을 투자하고 나머지는 국공채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첫 상품으로 재미를 본 국민은행은 앞으로도 월 1회 정도 새로운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을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입지조건이 우수하고 사업성이 뛰어난 임대목적의 원룸아파트 개발사업,주상복합아파트개발사업 등도 투자대상으로 검토하고 있다.

<>높은 기대수익률=기존의 부동산관련 사업의 경우 부동산사업자가 대부분의 사업자금을 외부로부터 직접 차입해야 했다.

때문에 건설비용에다 차입금에 대한 금융비용을 추가로 부담해야 했다.

부동산투자신탁을 통해 모은 자금으로 부동산관련 사업을 하면 이런 금융비용이 절감된다.

건설사업의 이익(마진)도 함께 높아진다는 얘기다.

이 이익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으로 돌아가게 돼 투자수익률도 높아진다는게 국민은행의 설명이다.

국민은행은 이번 빅맥부동산투자신탁 1호의 경우 연 12%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일반 정기예금 금리가 7~8%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이보다 4~5%포인트 정도 높은 수익률이다.

<>투자시 유의점=아무리 높은 수익률이 기대된다고 해도 이 상품은 "신탁"이다.

경우에 따라 원금이 까질 수도 있다는 얘기다.

따라서 이 상품에 가입하기 전 투자대상 사업부터 잘 살펴봐야 한다.

국민은행은 펀드를 구성할 때마다 투자대상 사업의 내용을 공시할 예정이다.

투자자들이 공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해 해당 사업이 자신의 투자 욕구와 성향에 맞는지 스스로 판단해 투자를 결정하라는 것이다.

목적사업의 내용과 수익성이 곧 그 펀드의 내용과 수익성이 되기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먼저 투자대상 사업을 검토한 후 수익성과 안정성을 고려해 적정규모의 자금만 모집한다.

때문에 선착순으로 자금을 모집하므로 조기에 마감될 수 있다는 사실도 염두해 둬야 한다.

"빅맨부동산투자신탁 1호"의 경우 1백97명만 청약을 받았지만 청약을 신청했던 사람들은 그 10배에 육박했다고 국민은행은 밝혔다.

따라서 이 상품에 가입하기 위해 기존에 가입하고 있던 예금을 해약한다든지 신규 대출을 받는다든지 하는 무리를 해서는 안된다.

이 경우 청약을 받지 못하면 손해가 불가피하다.

마지막으로 이 상품은 중도 환매가 불가능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부동산투자신탁은 목적사업의 수행을 위해 필요한 규모의 자금만을 모으고 더이상 추가로 수탁을 받지 않기 때문에 펀드내 자금이 중도에 이탈하면 목적사업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자산상태와 자금계획을 면밀히 검토해서 투자해야 한다.

다만 이러한 중도 환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투자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수익권을 담보로 신탁잔액의 일정 한도내에서 대출을 해주기로 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