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금융회사인 리젠트퍼시픽그룹이 일은증권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한국에서 약진을 거듭, 금융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25일 일은증권 지분(48.8%) 매각을 위한 공개입찰 결과 리젠트퍼시픽그룹의 한국내 지주회사인 KOL(Korea Online Limited)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KOL의 입찰가격은 주당 1만6천1백50원으로 지난 24일 일은증권 주식의 종가 7천1백원의 약 2.3배에 이른다.

총 매각대금은 1천93억원이다.

KOL이 일은증권을 인수한 후 자회사인 리젠트증권과 합병까지 할 경우 자기자본규모로 증권업계의 10위의 메이저 증권사를 거느리게 된다.

리젠트퍼시픽그룹은 1998년 대유증권을 인수하며 한국에 첫 발을 내디뎠다.

2년여만에 증권과 종합금융 보험 인터넷금융 등 4개분야 금융업체를 거느린 종합금융그룹으로 발돋움하게 됐다.

한국에서 "금융슈퍼마켓"을 만들겠다는 전략이 하나 둘씩 현실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리젠트퍼시픽그룹은 1990년에 설립된 펀드형태의 영국계 투자회사다.

주로 러시아 동유럽 등 이머징마켓(신흥시장)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왔다.

본거지는 홍콩과 런던.

운용자산 규모는 20억달러 정도다.

리젠트그룹은 1천만달러를 들고 한국에 진출했다.

이 자금으로 경영난을 겪고 있던 대유증권의 대주주인 대유통상으로부터 지분을 인수한 후 금융지주회사인 리젠트코리아(현 코리아온라인, KOL)를 설립, 이를 기반으로 확장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자회사를 통한 지분 매입과 공모를 통해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식이었다.

현재 KOL은 리젠트그룹이 40%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며 나머지는 MCI코리아(15.6%), 위스콘신주연기금(15.6%), 소액주주 등이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로 대유리젠트증권(옛 대유증권)과 리젠트화재(옛 해동화재),리젠트종금(옛 경수종금), i리젠트닷컴(www.iregent.com)" 등 4개 업체가 등록돼 있다.

대유리젠트증권 산하에는 뮤추얼펀드의 판매와 운영을 담당하는 리젠트자산운용도 있다.

리젠트그룹의 확장전략은 KOL의 회장직을 맡고 있는 짐 멜론 리젠트퍼시픽그룹 회장이 직접 그리고 있으며 고창곤 대유리젠트증권 사장과 스위스출신의 로빈 윌리 KOL사장이 추진하고 있다.

지난 18일 하얏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대대적인 CI(기업이미지) 선포식을 가진 리젠트퍼시픽 그룹은 일은증권을 추가 인수한 후 올해안에 KOL을 미국 나스닥에 상장한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박수진.박해영 기자 park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