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보험사들이 인터넷 자동차보험을 당분간 팔지 않겠다고 "밀약"한 것으로 알려져 소비자들의 권익을 외면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손보사 사장은 23일 "자동차보험을 인터넷으로 팔게 되면 설계사들의 고용안정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는데 손보사 사장들이 의견을 같이 했다"며 "기간을 정하진 않았지만 상당기간 인터넷 자동차보험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고위 관계자는 "리젠트화재의 경우 오프라인보다 8% 싼 인터넷 자동차보험에 주력키로 방침을 정한데 따라 설계사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손보사들의 "담합"은 보험소비자들이 보다 값싼 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어서 적지않은 논란이 일고 있다.

각 회사들은 종전보다 10~15% 저렴한 자동차보험 개발을 마치고 판매 준비를 계속 진행하고 있으면서도 이같은 밀약 때문에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

업계 일부에선 손보사들의 밀약과 아울러 제도적인 문제도 인터넷 보험판매가 활성화되는 것을 막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공인인증기관의 인증만을 자필서명으로 인정할 수 있다는 감독기관 지침 때문에 인터넷 비즈니스를 확대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