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논은 1ha(3천평)당 2천7백t의 물을 담아둘수 있다.

벼가 자라는 동안(137일)엔 ha당 1만1천7백13t의 물을 흡수,그 어떤 댐보다도 탁월한 홍수조절 기능을 발휘한다.

산림 또한 ha당 2천t의 물을 빨아들인다.

방재시설 없이 논과 숲을 마구 훼손했을 때 결과가 어떨지는 불보듯 뻔한 일이다.

실제로 산을 깎아내리고 계곡사이 작은하천과 논을 메꿔 아스팔트나 콘크리트로 덮으면 빗물이 스며들지 못하고 흘러내리는 바람에 예전같으면 개울물이나 조금 불어나고 말 정도의 비에도 길과 집이 침수될 정도로 피해가 커진다.

개발지역의 수량이 개발 전보다 60~70% 늘어난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여기에 공사 현장에서 흘러내린 토사로 배수로가 막히면 빗물이 역류,수해를 가중시킨다는 얘기다.

지난해까지 세번이나 이어진 파주 문산 일대의 홍수피해는 무엇보다 갑작스런 개발로 농지와 산림을 파괴한 탓이라고들 한다.

파주시에서만 79년부터 98년까지 여의도면적의 5.7배에 달하는 4백94만평의 논밭과 숲이 주택및 도로 용지로 바뀌었고 이가운데 71%가 94년이후 5년동안 전용됐다는 게 그런 사실을 입증한다는 것이다.

"살아 진천 죽어 용인"이란 말이 있을 만큼 경관이 아름답고 수해가 안나기로 유명한 용인 일대가 겨우 하루동안 쏟아진 게릴라성 호우에 엉망진창이 됐다는 것은 수해와 난개발의 상관관계를 다시금 일깨운다.

98년 수백만명의 이재민을 낸 중국 양쯔강 범람의 원인이 강 일대에 집과 공장을 건설하면서 산림 85%를 베고 50년대 6천개나 되던 호수의 75%를 메꿔버린데 있다고 하듯 대책없이 자연을 파괴한 결과는 끔찍하다.

지형이 가파르고 여름철에 비가 집중되는 우리나라의 특성상 농지와 산림의 환경보전 기능은 더욱 두드러지는데도 준농림지 개발 허용과 지방자치제 실시로 마구잡이 개발이 계속된 결과 논밭은 사라지고 산은 잘려나갔다.

게릴라성 호우의 원인은 분명치 않지만 계속되리라는 예보다.

개발과 보전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지만 기반및 방재시설 없는 무차별 개발이 부를 응보는 두렵지 않을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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