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빅딜"을 거쳐 새롭게 출범한 통합기업들의 경영정상화가 지지부진한 것은 심각한 일이다.

이들 기업의 경영부실은 금융부실로 이어지고 그 금융부실이 다시 국민경제 전체를 위협하는 악순환을 일으킬 것이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의 핵심은 단순히 부실기업 정리가 아닌 기업경쟁력 강화에 있다고 볼때 워크아웃 또는 빅딜대상 기업들의 경영정상화는 우리경제의 정상화를 위해서도 매우 시급한 과제임에 틀림 없다.

항공기 철도차량 선박엔진 등 빅딜을 통해 통합된 기업들의 경영진통은 그동안 전혀 주목을 받지 못한채 안으로만 곪아왔다.

그 심각성은 통합된지 1년이 넘는 지금까지도 직장노조와 급여.직급체계조차 따로따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조직통합조차 제대로 안돼 있으니 효율향상이나 시너지효과 등은 처음부터 아예 기대할 수 없는 일이다.

이들 기업들이 이렇게 "한지붕 세가족"으로 표류하게 된 근본원인은 처음부터 정부에 떠밀려 빅딜이 억지로 이뤄진데 있다.

하지만 경위야 어떻든 일단 통합이 됐으면 화학적 결합을 해야 하는데 그렇치 못하고 경영주도권 다툼을 벌여온 대주주와 무사안일하고 우유부단한 채권단 그리고 내몫 챙기기에만 골몰한 임직원 모두의 책임도 크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책임은 당연히 채권단에 있다.

통합이전 법인들이 부실하다고 판단돼 합한 만큼 통합법인을 책임지고 이끌어갈 유능한 경영진을 뽑고 그들이 구조조정을 강력히 추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하는데 채권단이 정부눈치만 보면서 주도권을 전혀 행사하지 못했다.

게다가 최고경영진의 상당수가 공무원 출신의 낙하산 인사들로 채워진 것이 사태를 더욱 악화시켰다.

직원들도 무책임하기는 마찬가지다.

직원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노조가 한회사에 두세개씩 있고 이들이 사사건건 구조조정에 반대하며 발목을 잡고 있으니 경영진들은 구조조정보다 노사협상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사정이 이러니 재무구조 개선이나 과잉설비 감축 그리고 기구와 인원축소 등을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이 제대로 추진될리가 없고 실제 결과도 그렇다.

지금이라도 채권단과 대주주들은 머리를 맞대고 유능한 경영진을 뽑아 그들에게 경영정상화를 맡겨야 한다.

직원들도 노조를 하나로 합치고 급여.직급체계를 통합해 경영정상화에 적극 협조해야 할 것이다.

이것만이 경영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고 그래야만 주주와 채권단 그리고 임직원들 모두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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