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무역업체인 서진인터내셔날의 신민식(41) 사장은 요즘 인터넷의 편리함을 새삼 느낀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지로 기계류를 파는 그는 화물 운송업무를 인터넷으로 모두 해결한다.

이포컴이라는 사이버 운임 경매 사이트에서 운임을 경매에 부쳐 운송회사를 선정한다.

"이달초에는 중국 톈진으로 보낼 컨테이너 18개를 입찰에 부쳐 기존 거래선보다 15%정도 낮은 개당 5백20달러에 운송했습니다. 인도 뭄바이로 수출할 10여개의 컨테이너도 경매사이트에 올릴 예정이지요. 뭄바이는 톈진보다 거리가 멀어 운임 절감 효과가 클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신 사장은 운송회사를 경매로 선정함에 따라 한달 평균 1천-2천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발달로 인터넷에서 운임을 경매하는 운임경매 사이트가 무역업체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화물이 적어 해운업체들로부터 대접을 받지 못하던 중소업체들이 이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상에 개설된 운임 경매 사이트는 줄잡아 10여개.

이포컴(www.e4cargo.com), 골든사이트(www.ratequery.com), 마린아이닷컴(www.marine-i.com), 한국글로발로지스틱스시스템(www.cargomall.co.kr), 더서드게이트(www.3rdgate.com), 카고나우(ww.cargonow.com), 쉬핑넷(www.shippingnet.net) 등이 활발한 경매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포컴은 지난 6월말 사이트를 개설하고 하루에 평균 20여건의 경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모든 경매상황을 완전 공개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박래환 사장은 "운임시장의 리베이트 관행을 없애 수출업체들의 가격경쟁력을 높여야 한다"며 모든 경매절차를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든사이트는 e메일을 활용해 경매를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다.

무역업체들이 특정 구간의 운임 견적을 요청해 오면 이를 e메일로 운송회사에 알려 운임 등 운송조건을 화주에 직접 통보토록 하는 방식이다.

권대혁 이사는 운송회사들이 운임공개를 꺼려 비공개로 하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화물 한건당 50-60개의 운송회사가 견적서를 보내고있다고 설명했다.

한진 그룹 계열인 한국글로발로지스틱스시스템은 항공화물을 주로 취급하고 있다.

항공화물운임을 항공회사들에 입찰판매하거나 항공사의 화물공간을 화물주선업체를 대상으로 경매에 부치고 있다.

이밖에 마린아이닷컴은 SK텔레콤의 bizn.tip를 통해 운송회사들이 입찰에 참여할수 있도록 하고 있고 쉬핑넷은 현대종합상사를 주주사로 유치, 대량 화물을 경매에 올리고 있다.

사이버 운송중개회사는 세계적으로 50-6여개사가 활동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주로 미국과 유럽쪽에 본사를 두고 전세계를 대상으로 영업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 역시 해외 진출을 적극 추진중이다.

이포컴이나 골든사이트는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무대로 삼았다.

이포컴은 한글 영어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등 6개국어로 서비스 중이며 골든사이트는 아예 영어를 서비스언어로 정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사이버 운임중개시장이 아직 초창기여서 우리업체들이 시스템을 편리하게 갖추면 세계 무대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박주병 기자 jb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