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변형 식품(GMO)의 인체 유해성 논란으로 해외 판매에 애로를 겪고 있는 미국 콩 수출업체들이 국내 라면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본격적인 공들이기에 나섰다.

미국대두협회(ASA:American Soybean Association)는 최근 콩기름으로 만든 라면의 품질 우수성을 알리는 광고를 대대적으로 게재하는 등 국내 콩기름 시장 수요 확대를 위해 애쓰는 모습이다.

지난달 26일부터 5일간 10개 중앙일간지에 실린 ASA의 판촉광고는 "이제는 콩기름으로 만든 라면이 맛도 건강도 좋습니다"는 문구를 앞세우고 지난해부터 시장에서 매출호조를 보이고 있는 콩라면 바람을 부추기고 있다.

ASA는 광고에서 "한국인에게 가장 이상적인 필수 지방산의 공급원""우리 몸에 좋은 콩기름으로 만든 라면을 골라서 드십시오"는 내용으로 콩라면을 선택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이처럼 ASA가 국내 라면시장에 군침을 흘리고 있는 것은 지난 1998년말 선보인 콩라면이 빠른 속도로 시장점유율을 높여가며 새로운 콩기름 수요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더욱이 세계 라면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한국에서 콩기름 사용량이 늘어나면 장기적으로 세계시장이 확대된다는 계산도 작용한 지원사격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콩기름으로 튀긴 콩라면은 1998년 10월 빙그레가 "매운콩 라면"을 출시한데 이어 곧바로 농심이 "농심콩라면"으로 가세해 시장이 형성됐다.

실질적인 출시 첫 해인 지난해 국내 콩라면 시장은 5백70억원대까지 성장하며 전체 라면시장 매출중 5%의 비중을 차지했다.

이에 따른 지난해 콩기름 수입액은 60억원대에 육박했다.

콩라면은 올들어서도 빙그레가 상반기에만 2백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하는 등 지속적인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ASA의 느닷없는 광고공세에 국내 라면업체들은 어리둥절하며 고개를 갸우뚱하는 분위기이다.

특히 콩라면을 생산하는 해당업체들은 뜻하지 않은 원군 출현을 반기면서도 한편으로는 엉뚱한 GMO 논란에 휩싸이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의 돈으로 공짜 광고를 하게 돼 손해 볼 것은 없지만 뒷맛이 개운치 않다"고 말했다.

< 김상철 기자 che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