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회훈 < 이커뮤니티 대표 >

지난해 주가상승으로 일반인들의 주식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기업가치"라는 말도 이제 일상적인 용어가 됐다.

그러나 기업가치가 무엇이며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침체로 투자분위기가 다소 가라 앉았지만 얼마 전까지도 몇몇 신설 벤처기업은 자기 기업가치를 1%에 1억원이라고 주장했다.

초기 벤처기업의 가치평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명확한 정답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가치는 대체로 자산가치 수익가치 상대가치라는 서로 다른 세 가지 방식에 의해 구해진다.

자산가치는 기업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유.무형의 자산들이 얼마인지에 의해,수익가치는 해당기업의 미래 수익에 의해 평가된다.

반면 상대가치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되고 있는 기업 중 비슷한 업종의 기업가치를 통해 간접적으로 비교해보는 것이다.

기업가치를 구하는 목적과 평가대상기업에 따라 어느 방법이 가장 적절한지도 달라진다.

현재 코스닥 공모가를 산정할 때 계산되는 본질가치는 자산가치와 수익가치의 가중평균으로부터 구해지고 있다.

하지만 벤처기업 가치평가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은 수익가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산가치는 벤처기업의 자산규모가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또 상대가치는 주식시장의 부침에 따라 값이 달라질 뿐만 아니라 벤처기업의 경우 상장된 유사기업이 흔치 않기 때문이다.

수익가치평가는 미래수익을 추정해야 하므로 대단히 주관적인 작업이다.

사업내용에 대해 누구나 명확히 알고 있는 현대자동차의 적정주가에 대해서도 전문가마다 달리 평가하는데 하물며 신생 벤처기업의 수익가치를 사람마다 달리 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래서 기업가치를 평가할 때 지녀야 할 기준이 필요하다.

먼저 벤처기업의 수익모델과 비용구조라는 뼈대를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해당기업이 어떻게 돈을 벌고 돈을 벌기 위해 지출을 어떻게 할지를 아는 것이 가치평가의 출발점이다.

다음으로는 그 뼈대에 어느 정도의 살이 붙을지를 판별하는 작업으로서 이 부분에서 바로 개인 능력과 안목의 차이 및 가치관의 차이가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를 세분해보면 기술과 아이디어의 독창성,시장성과 성장성 등으로 나뉠 수 있다.

첫째는 기술과 아이디어가 독창적인가이다.

지난해 새롬기술의 다이알패드가 무료전화서비스를 하면서 발생된 파급효과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둘째는 시장성으로 벤처기업이 제공하는 솔루션이 얼마나 큰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가가 중요하다.

이는 산업에 대한 이해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벤처기업의 경우 기존 시장보다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여 성장시킨다는 점에서 시장성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다.

셋째는 기업의 성장성이다.

벤처기업의 경우 경영진을 비롯한 인적구성이 대단히 중요하다.

별정통신사업을 하겠다며 컨설팅을 의뢰한 예비창업자의 사례를 보자.워낙 이 분야의 시장경쟁이 치열해 이 회사의 성장성이 의심스러웠다.

그러나 CEO를 몇 번 만나볼수록 사업에 대한 이해와 추진력이 놀랍다는 점을 발견했다.

그는 예상보다도 훨씬 뛰어나게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벤처기업 가치평가는 전문분야이다.

하지만 돈을 벌고 쓰는 뼈대구조를 이해하고 위에서 제시한 3가지 측면을 통해 수치라는 살을 붙인다면 전문적인 기업가치 평가가 아니라도 사업을 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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