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Economist 본지 독점전재 ]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은 경제학자들을 가리켜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이 이론상으로도 가능한지 연구하는 사람들"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주가도 이같은 관점에서 고찰해 볼만한 좋은 예가 될 듯 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식시장이 장기 호황을 누리고 그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곡선을 그려온 것에 대해 "행운의 별"을 운운하며 감사해마지 않는다.

반면 경제학자들은 주가가 자신들의 이론으로 설명하기에는 지나치게 부풀려졌다고 주장한다.

"금융통" 경제학자들은 대개 투자자가 감수하는 위험이 클수록 그에 따른 수익도 더 클 것을 기대한다는 논리를 신봉한다.

예를 들어보자.일반적으로 주식은 상환 가능성에 별 무리가 따르지 않는 국채보다 훨씬 더 큰 위험을 수반한다.

따라서 주식의 수익률이 높은 게 당연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가들에서는 국채보다는 주식에 투자하는 편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었다.

문제는 이러한 "주식투자의 프리미엄"이 존재한다는 자체가 아니라 실제 수익률 차이가 얼마 정도인가,또 그러한 수익률 차이는 위험을 감수한 데 따른 합당한 대가인가 하는 점이다.

경제학자들은 이 문제를 풀기 위해 무던히 애를 썼다.

적정 수익률의 "퍼즐"을 처음으로 제대로 푼 것은 지난 85년 라즈니쉬 메흐라와 에드워드 프레스콧이라는 두 명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이들은 거의 한 세기에 걸쳐 미국의 주식투자 수익률과 채권 수익률을 비교했다.

인플레이션을 감안한 결과 주식은 연평균 7%의 수익률을 올린 반면 채권 수익률은 1%에 불과했다.

두 수익률간의 차이인 6%가 위험을 감수한 프리미엄인 것. 그러나 경제이론에 비춰보면 이같은 프리미엄은 너무 크다.

효율적 시장이론에 의하면 적정 프리미엄은 1%를 넘어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도대체 5%의 프리미엄은 어디서 온 것일까.

미국 시카고대의 유진 파마 교수와 MIT대의 케네스 프랜치 교수가 공동 발표한 논문 "주식 프리미엄"은 이 문제를 풀기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두 교수는 이 논문에서 1872년부터 1999년까지의 미국 주식시장을 분석했다.

결과는 이제껏 일반론으로 받아들여져 왔던 것과는 아주 달랐다.

이들 두 교수는 주식투자에 따르는 프리미엄은 장래의 기대수익률이라고 단정지었다.

그 이전까지는 주식시장에서 실제로 얻은 수익률을 토대로 프리미엄을 산정했는데 접근방법부터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이들이 연구한 결과 얻은 주식프리미엄은 3.6%.위험을 감수하면서 주식에 투자해 얻고자 하는 기대수익률은 위험 부담이 거의 없는 국채에 비해 한 해 3.6%포인트 높다는 뜻.이는 앞서 라즈니시와 프레스콧의 연구결과에 비해 2.4%포인트나 낮다.

파마 교수와 프랜치 교수는 단순히 과거에 나타난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의 수익률을 단순 비교해 산출한 프리미엄중 상당부분은 주식투자자들이 기대하지 않았던 "행운" 덕분이라고 말한다.

또 이런 행운은 최근 50년간 특히 두드러졌다.

지난 1950년부터 1999년까지는 기대 프리미엄이 3.4% 였는데 실제 프리미엄은 8.3%에 달했다.

이런 결과는 두 교수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미국 주식시장의 거품론과 연관된다.

1950년이후 주식투자에 대한 기대수익률은 떨어졌는데 실제수익률은 높아졌다.

기대수익률이 낮아질수록 주가는 오르게 된다.

금리가 떨어지면 채권가격이 오르는 것처럼.그러나 주식투자자의 기대수익률은 장기적인 평균치로 수렴되게 마련이다.

이 경우 주가는 조만간 떨어지게 된다.

적어도 경제이론상으로는 그렇다.

정리=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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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영국의 경제전문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최신호(7월22일자)에서 "위대한 유산"라는 제목으로 실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