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사이트 기획은 아이디어만으로는 하기 어렵습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아이디어를 얼마나 구현할 수 있는지를 함께 이해해야 제대로 된 기획을 할 수 있죠"

인터넷폰서비스업체인 키텔(www.Qptel.co.kr)에서 웹사이트 기획과 커뮤니티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임희라씨(29).반짝이는 아이디어 만큼이나 기술분야에 대한 이해도 해박하다.

그녀는 독학으로 정보처리기능사 자격증을 따고 IT업계에 기획자로 발을 내디뎠다.

처음에는 학원 컴퓨터강사로 출발해 98년 인터넷업체인 인포넷월드에서 웹사이트 기획을 맡았다.

당시 그녀는 웹사이트에서 방문객들에게 쿠폰을 제공하고 오프라인의 가맹점에서 할인혜택을 주는 쿠폰사이트를 맡아 뛰어난 기획력을 선보였다.

그러나 웹사이트 제작업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힘들게 기획을 하면 제작쪽에서 제동을 걸기가 일쑤죠.시스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기획을 해야 효과적으로 일을 할 수 있어요"

그래서 그녀는 인포넷월드를 나온후 경문직업학교에 입교해 6개월동안 정보검색,네트워크 분야를 공부했다.

키텔의 사이트에서 그녀가 관리하는 회원은 무려 60만명.이곳에는 1백10여개의 동호회와 1천4백여개의 클럽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젊은이들의 만남을 주선해주는 "미팅 번팅 멜팅 폰팅"게시판도 그녀가 관리한다.

이 때문에 회원들의 문의 메일에 답장을 보내느라 오전시간을 다 보내곤 한다.

그녀는 특이하게도 "카레이서"경력을 갖고 있다.

지난 96년에는 춘천에서 열린 슬라럼대회에 출전했고 97년에는 대우슬라럼대회에 출전해 결승에 진출하기도 했다.

슬라럼대회는 속도경주가 아니라 자동차 운전기술을 겨루는 대회다.

무작정 자동차가 좋아 무면허 운전(?)도 마다하지 않았던 그녀는 역시 좋은 차를 운전해보고 싶은 욕심때문에 남자도 하기 힘든 "대리운전"을 하기도 했다.

이때 그녀는 소원대로 웬만한 고급차는 다 몰아봤다.

"프라이드를 개조해 시속 2백km로 달려보기도 했어요. 새벽에 88올림픽대로에서 차폭족(자동차폭주족)들과 함께 운전연습도 하구요.
그렇지만 지금은 바빠서 못해요"

임희라씨의 희망은 시스템매니저.인터넷분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없으면 어려운 직업이다.

아직도 국내에서는 제대로된 시스템매니저가 없다고 할 정도로 불모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녀는 기회가 닿으면 해외에서 본격적인 공부를 해보고 싶은 꿈도 갖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