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사회가 발전하면서 사회 전체의 문화가 바뀌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무형의 지식이 고정자산보다 중시되고 혼자서 큰 힘을 발휘하는 규모의 경제보다 타인과의 적절한 협력을 필요로 하는 네트워크 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완벽하게 잘하는 것보다 가장 빨라서 기회를 선점하는 것이 가치를 인정받는 요즘 지난날 우리를 지배했던 직선구조로부터 효율과 신속.협력이 강조되는 원형구조로 전환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바람직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이런 현상 외에 인터넷 사회를 맞아 우리를 혼란스럽게 하는 일들이 많다.

그것은 인터넷의 다양성(Diversity)과 애매모호성(Ambiguity)이 낳은 결과다.

최근엔 드넓은 인터넷 정보의 바다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선택하는 일과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를 확인하는 일이 중요한 과제로 등장했다.

또 사이버 민주주의라는 말이 보여주듯 누구나 자기 의견을 표출하기 쉬운 환경이 되자 긍정적이고 일반적인 사안에 대한 의견보다는 부정적인 측면에 대한 의견표출이 두드러지는 것도 또 다른 문제로 나타나고 있다.

정확성으로 인한 문제도 있다.

예를 들어 생명을 다루는 건강정보 사이트에 담긴 정보에 오류가 있어 최악의 경우 이용자의 건강에 치명적인 위해를 준다면 어찌할 것인가.

요즘은 특히 "반의사 반환자"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환자들의 인터넷 활용율이 높다고 한다.

또 의사를 찾기 전에 인터넷 등을 통해 자가 진단하고 스스로 약을 배합해 사먹는 일도 많다고 한다.

한때 우리 사회의 지배계층으로 불렸던 법조계에서도 마찬가지 일들이 나타난다.

이미 인터넷을 통해 사건과 관련된 다양한 법률과 사례를 찾아볼 수 있기 때문에 병원의 경우처럼 "반변호사 반의뢰인"이 많이 탄생하고 있다.

요즘엔 아예 의료인과 법조인들이 벤처기업으로 자리를 옮기는 사례도 늘어 세상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이런 현상들은 지난날 일부 계층에 독점됐던 정보들이 디지털 네트워크를 통해 분산되면서 생겨났다.

정보의 분산은 곧 힘(Power)의 분산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런 때일수록 정보가 부정확하면 건전한 인터넷 세상을 만드는데 치명적인 해악을 끼칠 것이다.

인터넷 인프라가 발전하고 수많은 인터넷 사이트가 생겨 풍부한 정보의 바다가 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하지만 외형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정보의 정확성을 유지하는 일이 필요한 시점에서 정보 가공자는 그 정확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야 할 것이다.

또 산업별.업종별로 해당 사이트의 정확도를 측정하고 감시하는 위원회가 관련자들 사이에 자발적으로 만들어졌으면 한다.

또 인터넷 이용자 자신들도 인터넷 정보를 접하면서 내용을 여과해정확지 않은 정보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시하는 커뮤니케이션 문화가 형성돼야 할 것이다.

인터넷 정보를 정확하게 가다듬는 일은 정보보호나 정보화의 역작용 방지 못지않게 인터넷 사회를 건전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 kangseho@unitel.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