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내외를 막론하고 펀드매니져, 애널리스트, 투자컨설턴트 등 증권전문가들을 보는 세간의 눈초리가 아주 따갑다.

국내에선 이미 시세조종 혐의로 1백여 회사들이 검찰조사를 받고 있다.

어느 펀드매니져는 1만5천주 사 줄 때마다 2억원씩의 사례비를 지급하는 것이 업계 관례라고 고백하기도 했다.

미국 월가에서도 애널리스트를 악덕 중고차 세일즈맨에 비유할 정도로 주식전문가에 대한 불신이 날로 커지고 있다.

증권관련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오히려 더 하늘같이 돋보이는 회사가 있다.

미국의 A.G.에드워즈(A.G.Edwards,Inc.)다.

모두 1만5천여명의 직원으로 산하 4개 자회사, 즉 A.G.에드워즈 & Sons 증권사와 A.G.에드워즈 트러스트 신탁회사, 걸-AGE캐피탈그룹 부동산투자개발회사, AGE커머디티 클리어링 원자재선물회사 등을 운영한다.

지난해 모두 3조3천억여원 매출에 4천4백억원의 순이익을 올린 시가총액 4조원짜리 회사다.

주축인 A.G.에드워즈 & Sons 증권사는 미국 전역과 영국 일부 지역에 6백70여개 지점, 6천8백여명 투자컨설턴트를 두고 최근 10년간 연평균 20%를 웃도는 급성장세를 계속하고 있다.

A.G.에드워즈는 링컨 대통령 시절부터 오래도록 세인트루이스의 재무차관직을 수행하다 공직에서 은퇴한 앨버트 에드워즈를 모시고 그의 두 아들이 1887년 A.G.에드워즈 & Sons 증권사를 설립하며 시작됐다.

그로부터 1백13년, 이 회사는 오늘날 피터 드러커와 같은 석학을 비롯해 거의 모든 금융 전문 언론사들이며 평론가들로부터 역사적으로 가장 존귀할 뿐만 아니라 21세기 금융기관들의 최적 생존 모델이라는 격찬을 듣고 있다.

물론 규모로 따지면 업계 1위인 메릴린치의 12분의 1(매출액), 7분의 1(순이익), 또는 4분의 1(고용인력)에 불과하지만 고객의 신뢰와 성장 잠재력으로는 비교 자체를 불허한다.

이 회사의 성공비결은 회사 이익보다는 고객 이익을 앞세운다는 점이다.

거액 전주들에게는 비굴할 정도로 굽실대면서 중산층 개인투자자들은 실속 없다며 홀대하는 것이 지금도 세계 증권업계의 보편적 성향이지만 에드워즈는 벌써 1백년이 넘게 중산층의 재산증식에 봉사함을 업으로 삼고 있다.

고객 이익보다 회사이익을 우선할까봐 아예 자체적인 투자상품을 만들지 않는다.

덕분에 고정적 운영비도 적게 들고 경기부침에도 흔들림이 적다.

예컨대 1929년 대공황 시절 주가 폭락으로 모든 투자자들이 대거 파산하던 와중에도 에드워즈의 고객들은 고작 0.5% 정도의 손실을 입는데 그쳤다.

직원들이 수수료 수입을 탐내 고객들에게 잦은 거래를 하도록 부추길까봐 급여체계가 아예 단기성과에 따른 보상은 없게끔 설계돼 있다.

또한 본사는 사업부가 아닌 지점들을 지원하는 서비스센터로서 운영된다.

80년대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정크본드며 90년대 유행된 파생상품 등 투기성 높은 상품에 연연하지 않는다.

또 고객들에게 신용융자를 해 주며 주식투자 하라고 부추기는 법이 없고 오늘날 업계의 최대 격전장이 되고 있는 온라인 트레이딩도 이 회사는 제공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도 겸손해 칭송이 자자한 4대째 최고경영자 벤저민 에드워즈 3세는 "회사 명성은 인위적 홍보 없이 스스로의 고귀함에 의해 자연스레 퍼져 나가야 한다며,"우리는 실로 비굴할 정도로 고객들의 신뢰에 감사해야 한다. 우리 몫은 당연하다는 식의 사고는 철저히 추방돼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 에드워즈의 서비스는 미국과 영국에서만 얻을 수 있다.

< 전문위원, shindw@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