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개 채권기관 현황 ]

채권시가평가제도가 실시됨에 따라 펀드내에 편입된 채권의 가격을 평가하는 민간기관의 역할이 중요해진다.

채권의 가격을 얼마로 매기느냐에 따라 펀드의 기준가격이 그날 그날 달라지기 때문이다.

종전에는 증권업협회가 각 증권사에서 장외거래된 채권의 최종호가를 집계해 평균을 내는 방식으로 회사채에 대한 기준수익률을 냈다.

투신사들은 이를 기준으로 하거나 기준수익률을 적용하기 어려운 투기채권등은 각 투신사들이 내부에 채권평가위원회를 둬서 자체평가해 왔다.

그러나 앞으로 1년정도 유예기간이 지나면 민간기관이 객관적으로 계산한 가격을 적용해 펀드의 기준가격을 계산해야 한다.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채권가격평가 전문기관으로 지정된 민간 회사는 한국채권평가와 KIS채권평가 나이스채권평가 등 3곳.

이들은 한국기업평가 한국신용평가 한국신용정보 등 3개 신용평가기관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설립한 회사다.

한국기업평가의 자회사인 한국채권평가(자본금 40억원)는 금융연구원 김세진 박사가 대표를 맡고 있다.

KIS채권평가(대표 홍우선)는 한국신용평가의 자회사이며 나이스자산평가(대표 조현준)는 한국신용정보가 66.6%를 출자했다.

이들은 자체평가모델을 개발하고 평가인력을 확보하는 등 업무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전산계약 등 세부적인 준비까지 마치기 위해 분주하다.

3개 기관은 한국증권전산으로부터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받고 평가 결과를 증권전산의 체크 단말기에 공급할 계획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증권업협회가 증권전산을 통해 채권가격정보를 월 20만원씩 받고 제공해 왔지만 3개 민간기관의 가격평가기능이 정착되면 증협의 채권가격정보 제공작업을 중단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간 채권가격평가기관이 본격적으로 활동하게 되면 투자신탁운용회사와 은행(신탁)들은 이들 기관이 제공한 가격정보로 펀드내에 편입된 채권의 가격을 매겨야 한다.

이렇게 되면 워크아웃 또는 부도채권을 정상채권의 가격으로 분류해 부실을 숨기는 일은 없어지게 된다.

외부의 전문기관이 매긴 공정하고 객관적인 가격으로 펀드의 기준가격이 매겨지므로 펀드운용이 완전히 투명해지게 되는 셈이다.

< 최명수 기자 ma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