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경제체제로 접어들면서 여의도 증권업계도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 했다.

동서증권 고려증권 산업증권 장은증권 동방페레그린증권 등이 퇴출당하는 아픔을 맛보았다.

지난해에는 대우그룹 사태로 막대한 대우채 부실부문까지 감당해야 했다.

치열한 생존환경의 변화와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온라인 트레이딩이 붐을 이루면서 최첨단 전산시스템 유지 및 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수익구조를 다양화하기 위해 신상품개발과 판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물안 개구리"로 만족해서는 안된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외국 유수의 금융기관과 제휴,선진경영 및 영업노하우를 전수받고 있다.

증권사 설립자본금이 대폭 낮아지면서 신생 증권사의 도전도 거세다.

<>가속화되는 디지털 영업=인터넷의 급속한 발전과 함께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접목은 증권업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발로 뛰어다니며 투자자들을 유치하던 아날로그식 영업방식은 한물갔다.

인터넷홈페이지에서 상품을 판촉하며 판매에 나서는 추세다.

심지어 사이버 투자설명회까지 개최하고 있다.

인터넷상의 야전지휘본부격인 금융포털사이트는 디지털영업의 최전방이다.

예컨데 삼성증권은 지난 4월 samsungfn.com이란 포털사이트를 구축해 놓았다.

대우증권은 지난 5월 bestez.com을 출범시켰다.

각 증권사들은 이런 포털사이트를 통해 리서치자료 제공,상품판매,증권투자교실,주식매매,투자자와의 1대1 대화 서비스 등으로 무장해 가고 있다.

<>수익구조 다양화가 급선무=과거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은 주식위탁매매 수수료였다.

천수답식 수익구조였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늘면 수익이 늘어나고 그렇지 않으면 대부분 굶어야 하는 신세였다.

수익구조 변화바람은 지난해부터였다.

투신사가 운용하는 수익증권을 적극적으로 가져다 팔면서 시작됐다.

종전 수준보다 수수료를 대폭 할인한 박리다매식의 온라인 주식매매에서도 불꽃튀는 경쟁이 이뤄지고 있다.

세종증권은 온라인 트레이딩에 사활을 걸었다.

대신증권은 막강한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을 자랑하며 사이버주식투자 고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교보증권도 최근 시스템트레이딩 기법을 내놓고 고객유치에 나섰다.

이 뿐만이 아니다.

선진국형 종합자산관리에도 속속 눈을 돌리고 있다.

현대증권은 지난 5월 리치(Ritchie)그룹이란 독특한 종합자산관리 센터를 개설했다.

주식 및 채권거래,수익증권판매 등의 기존 영업업무외에 보험 연금 세금 등에 관한 컨설팅 등 부가서비스까지 곁들여 고액자산가들에게 손짓하고 있다.

조만간 본격 허용될 것으로 보이는 랩어카운트(종합자산관리계좌) 상품시장의 주도권을 누가 잡느냐도 관심사다.

생존의 기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적극적인 제휴도 필수=자본과 기술제휴에는 국경이 따로 없다.

LG증권은 올해초 미국의 사이버증권사인 E*트레이드증권과 자본 및 기술을 제휴,E*트레이드코리아란 사이버증권사를 설립했다.

SK증권도 미국 온라인 증권사와의 제휴를 추진중이다.

동원증권은 국내 투자자들이 안방에 앉아서 온라인을 통해 일본 홍콩 대만증시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닦아놓았다.

지난 4월말 이들 지역내 증권사와 온라인증권거래 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은 것이다.

미개척지로의 진출도 엿보이고 있다.

현대증권은 중국에 합작증권사를 설립키 위해 중국의 종합투자회사와 업무협력 의향서(MOU)를 체결했다.

대형 외국금융기관과 출자관계를 맺은 후 선진경영 노하우와 영업 및 상품개발 등의 노하우를 받아들여 새로 태어나는 증권사가 많은 것도 특징이다.

한진증권이 미국의 프루덴셜과 자본제휴해 메리츠증권으로 거듭났다.

서울증권은 국제금융계의 큰손인 조지 소로스가 지분출자했다.

쌍용증권은 H&Q아시아.퍼시픽의 출자로 굿모닝증권으로 새출발했다.

조흥증권은 대만 KGI그룹이 지분참여했다.

최근 상호를 아예 KGI증권으로 변경했다.

대유리젠트증권은 영국 리젠트그룹이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다.

<>신생 증권사의 도전=자본금 30억원만 있으면 증권사 설립이 가능하다.

위탁매매 전문,사이버주식거래전문 등의 이름을 단 이들 증권사가 덩치 큰 종합증권사들을 적잖이 괴롭힐 수 있어 만만히 볼 수 만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몸집에 상관없이 편리하며 질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높은 수익률을 내주는 증권사로 몰리는 게 고객들의 속성이기 때문이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