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호 < 고려대 의대 생화학교실 주임교수 >


"원자력은 안전한가"라는 질문이 국민 의식속에 잠재해 있다.

문명의 발전을 이끌어 온 화석연료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원자력은 대체에너지의 강력한 후보 중 하나였다.

그런데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환경논리"속에 이용.관리가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원자력은 저렴한 국가 에너지 공급원으로서 중후장대형 근대산업 모양을 갖추는 견인차 역할을 해 왔다.

경제환경이 선진화된 오늘날 국민 의식은 이제 1차적인 생리적욕구 충족을 넘어 삶의 질 향상을 희구하게 됐다.

이에 따라 "건강 손상"의 개연성은 원자력이 주는 풍성한 열매를 퇴색시키고 있다.

원자력에 대한 불안감은 "폭탄으로 제조되어 인명을 살상할 수 있다"는 것과 또 "방사선에 노출됐을 때 인체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데 기인한다.

하지만 파괴적 수단으로서의 원자력에 대한 경쟁과 그에 수반하는 공포는 "역사의 유물"로서 자리매김되고 있다.

오늘날엔 핵확산금지조약 등의 국제적 감시체계하에 이성적인 대처능력을 갖춰 점차 관심의 지평이 "평화적 이용의 확대"로 옮겨가고 있다.

이에따라 그 응용기기의 사용이 증가하며 방사선에 노출될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져 안전에 대한 과학적 검증이 요구되고 있다.

방사선에는 자연방사선과 인공방사선이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1년에 약 360밀리렘( milli rem:mrem )의 방사선에 노출된다.

이중 약80%는 자연방사선이고 20%는 인공방사선이다.

"렘(rem)"은 생리적 조건을 고려한 방사선 노출 단위다.

사람의 허용치는 방사선 종사자가 1년에 5 rem 이고 일반인은 그 10%다.

자연방사선은 지구에서 발산한다.

주로 라돈에 의하여 생성되며 우주방사선도 지표면에 도달한다.

인공방사선은 의료기기,발전소등에서 발산한다.

흉부X선 1회 촬영때 20~30 mrem 의 방사선에 노출되며 CT는 약 100 mrem 이다.

사람은 일시에 약 50 rem 에 전신 피폭되면 피곤 빈혈 구토 등의 증상을 느끼며 4000 rem 이면 수일내 사망한다.

하지만 이러한 다량의 방사선 피폭은 원자력 발전소가 파괴되는 등의 극히 비현실적인 상황이 아니면 일어날 수 없다.

지난 10년간 서울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국내 각 원자력 발전소 주변에 사는 주민들에 대한 건강상태조사를 실시했다.

이 결과 일반인에 비해 과다한 피폭이나 특이한 건강상의 장애는 발견되지 않았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전력 공급을 위한 발전 분야와 방사선을 산업에 응용하는 비발전분야로 나뉜다.

비발전분야는 공업 의학 건설 환경 등 여러 분야에서 방사선 응용 첨단기기들을 개발,공정 및 진료의 질을 개선하며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원자력은 지난 92년 시행된 국가적 지원으로 안전성이 더욱 공고하게 됐다.

아울러 원자력 관련 기술 및 지식의 국제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이것은 과학기술부 주관의 원자력중장기연구개발계획으로 가능했다.

원자로,방사선 안전,방사선의 의학적.공업적 이용 등 원자력관련 첨단 영역이 포함돼 있다.

방사선 의학분야에서는 주로 암 성인병 등의 진단과 치료에 이용되는 기기 등의 국산화와 첨단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공업분야에서도 방사선응용 계측기기 및 방법들이 개발되어 산업의 고도화와 환경의 효율적 관리를 위한 도구가 되고 있다.

현재 이러한 기술들은 전방위적으로 국민 건강과 생활환경 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고 있다.

앞으로 그 응용범위와 역할이 더욱 증대 될 전망이다.

따라서 구미 선진국에 비해 부의 축적이 상대적으로 왜소하고 부존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경제발전의 고삐를 바짝 당기는 우리로선 중요한 에너지원이며 선진화의 도구가 되는 원자력을,"희박하지만 사고의 개연성이 잠재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평가절하하는 것은 비합리적인 자세다.

혹시 막연한 불안감과 거부감이 있다면 원자력의 평화적이용에 대한 이성적.합리적인 국민적 성찰을 거쳐 국가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현명한 타협점을 도출해야 한다.

ghpark@kuccnx.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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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 약력 ]

<>고려대의과대 학사,석사,박사
<>미국 필라델피아 템플대
<>고려대 한국분자의학.영양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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