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가 국내 PC시장에 자리잡는다"

최근 국내 PC시장에서 AMD 중앙처리장치(CPU)가 눈에 띄게 영역을 넓히고 있다.

이용자들이 PC하면 자연스럽게 인텔을 떠올릴 만큼 인텔의 시장 지배력이 강한 가운데 뒷전에 밀려 거의 주목받지 못하던 AMD가 최근 급속히 많은 원군을 얻으면서 세력을 넓히고 있다.

원래 인텔은 PC의 핵심 부품인 CPU 분야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1위였다.

"윈텔 (윈도 운영체제+인텔 CPU)"라는 표현이 말해주듯 인텔 CPU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 운영체제(OS)와 함께 세계 PC 시장을 지배하는 대표적 세력이다.

CPU 시장에서 인텔의 시장 점유율은 전체의 85%가 넘는 압도적인 수준으로 알려져있다.

이런 사정은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해까지 국내에서 AMD CPU를 채용하는 업체는 거의 없었으며 일부 채용 업체의 경우에도 수출용 제품 일부 모델에만 사용했을 뿐 국내용 제품에는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국내 소비자들의 인텔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이 워낙 높아 다른 제품을 사용한다는 것은 대단한 모험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편에서는 "AMD CPU를 사용할 경우 인텔과 갈등이 생길 것에 대한 우려도 크다"고 말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올들어 AMD CPU만 채용하는 PC 업체가 3곳이나 생겨 주목받고 있다.

쌍용정보통신과 PC업체 은진일렉트로닉스가 합작 설립한 이프리넷,현주컴퓨터의 자회사 미래닷컴,PC업체 푸른나래 등은 "AMD CPU만 사용해 PC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쌍용정보통신은 지난 4월 AMD코리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AMD CPU 채용 PC 제조에 합의했다.

또 메인보드업체 유니텍전자,그래픽카드업체 제이스텍,모니터업체 오리온정보통신,PC 유통업체 베레컴,컴닥터 등 모두 16개 업체와 AMD 채용 PC 제조를 위한 컨소시엄(가칭 AMD 컨소시엄)을 만들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컨소시엄이 AMD 채용 PC시장을 비약적으로 늘리는데 결정적으로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AMD CPU는 전문가들로 부터 "인텔에 비해 성능이 뒤지지 않으면서 가격은 싸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정작 AMD 채용 PC는 인텔 채용 PC에 비해 그리 싸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MD CPU에 맞춰 쓰는 마더보드등 주요 부품이 국내에 없기 때문에 대만에서 수입해오느라 전체 가격이 많이 올라갔다"(AMD 코리아 관계자)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컨소시엄이 형성되면서 마더보드를 비롯한 몇가지 CPU 관련 부품을 AMD에 맞춰 국내 생산할 수 있게 돼 PC 가격을 낮출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현재 AMD CPU를 채용한 PC는 애슬론 5백MHz CPU와 64 메가바이트(MB)메모리 10 기가바이트(GB) 하드디스크드라이브(HDD) 채용 PC가 68만원,애슬론 6백MHz CPU와 64 MB 메모리 20 GB HDD 채용 PC가 91만원(미래닷컴 제품) 선이다.

관계자들은 "앞으로 가격이 지금보다 조금 더 떨어지고 인지도가 나아진다면 한자리수인 AMD PC의 시장 점유율이 10% 이상으로 올라갈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AMD코리아측은 1 기가바이트(GB)급 CPU도 PC업체에 공급,시장에 판매되도록 해 "품질은 좋지만 중저가품"이라는 인상을 씻고 "초고속 첨단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심으려 애쓰고 있다.

조정애 기자 j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