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외로 저조한 파업열기는 금융산업노조 집행부의 협상력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11일 금융감독원은 이날 새벽 3시께 연세대와 명동성당에 집결한 금융노조원은 약 2만5천명으로 추산했지만 오전10시 파업가담자 수가 1만6천명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김영재 금융감독위원회 대변인은 한빛 조흥 외환 서울 부산 대구 제주 전북 금융결제원 등 9개 기관이 조합원 기준 10% 이상 결근해 이들만 파업참여기관으로 분류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오전중 일부 은행의 노조지도부가 조합원에게 복귀 명령을 내리기 시작하면서 파업열기는 급속히 식었다.

기업 외환 제주은행 등이 차례로 파업철회를 공식 선언했고 국민 주택은행 등의 조합원들도 속속 일선 지점에 복귀하기 시작했다.

파업열기가 상대적으로 높았던 한빛은행은 영업시간 직전 전체 직원의 영업참가율이 42.2%에 불과해 각 지점별로 5~15명씩으로 꾸려 나갔다.

조흥은행은 총조합원 4천2백21명중 1천8백96명만이 출근, 출근율이 44.9%에 그쳤지만 계약직과 차장급 비조합원 5백57명과 본점 직원 3백31명을 투입, 정상영업이 가능하도록 애를 썼다.

서울은행도 오전중 66.8%가 출근해 부족한 인원으로나마 일단 전 지점이 문을 열고 정상영업을 이어나갔다.

이들 은행들은 임시직과 퇴직직원의 명단을 확보해 놓고 조합원들의 지점복귀가 늦어질 경우를 대비하기도 했다.

이날 인원부족으로 문을 닫은 점포는 한 군데도 없는 것으로 금감원은 집계했다.

한편 국민은행과 산업은행은 처음부터 90%가 넘는 출근율을 기록, 일찌감치 정상영업이 가능했다.

오후들어 정부와 노조지도부간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한 희망섞인 전망이 나오면서 연세대와 명동성당에서 농성하던 조합원중 일부가 대열을 이탈, 소속 지점에 복귀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오후들어서도 예금인출사태나 극심한 창구혼잡과 같은 우려했던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은행 관계자들은 "처음부터 파업불참 은행이 나왔던데다 시간이 흐르면서 각 은행 자체 이해관계에 따라 조합원의 통일된 행동을 이끌어내기 힘들었다"고 분석했다.

노조지도부는 대열에서 이탈하려는 파업참가 조합원들을 만류하려 애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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