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는 돈이다.

주식시장에선 특히 그렇다.

남들보다 한발 앞선 정보는 주식거래의 성공을 가르는 관건이다.

그중에서도 기업의 경영실적이나 재무상태,증자 합병 등은 가장 중요한 정보다.

이러한 정보들은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공시(公示)제도가 마련돼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기업에 관련된 정보가 빠르고 정확하게 시장에 전달되도록 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다.

하지만 기업공시제도를 운용하는데엔 많은 비용이 따른다.

기업들은 공시와 관련된 자료들을 금융감독원 증권거래소 증권업협회 등에 중복 제출해야 했다.

지난해에도 연간 1천2백만장에 달하는 공시관련 서류들이 관계기관에 제출됐다.

서류량은 해마다 20% 이상씩 늘어나는 추세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도 불편은 적지 않다.

투자에 도움이 되는 기업정보를 열람하기 위해선 금융감독원 등 관계기관 공시실을 직접 방문해야 했다.

지방에 거주하거나 해외에 있는 투자자들은 엄두를 내기조차 어렵다.

인터넷은 기업 공시에도 변화의 바람을 몰고 왔다.

전자공시제도가 시행됨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세계 어디서나 기업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전자공시란=금융감독원이 운영하는 전자공시시스템(DART)을 통해 기업이 공시관련 서류를 제출하면 일반투자자는 전자공시시스템 홈페이지(dart.fss.or.kr)나 금융감독위원회 홈페이지(www.fss.or.kr)을 통해 공시서류를 열람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지난해 3월부터 상장법인의 사업.반기 보고서와 감사보고서 등 3종의 정기공시에 대해 전자공시가 도입됐다.

이에 따라 12월 결산 상장법인 5백84개사의 사업보고서가 전자문서로 제출됐다.

올들어 4월부터는 상장회사와 코스닥 등록법인 등의 부도나 은행거래 정지 등 주요경영사항에 대한 수시공시도 인터넷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어 내년 3월부터 기업들은 서면공시 없이 인터넷으로 전자공시만을 해도 된다.

투자자들도 인터넷을 통해 모든 기업 공시를 실시간으로 검색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효과=전자공시제는 전통적인 공시방식의 번거러움을 일거에 해소해 준다.

우선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크게 줄어든다.

그동안 기업들은 공시와 관련된 동일한 자료들을 금융감독원 증권거래소 증권업협회 등에 각각 제출해야 했다.

하지만 전자공시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기업들은 관련서류 한부만을 금융감독원에 제출하면 되기 때문에 서면 공시물량이 3/4 이상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투자자들도 많은 혜택을 보게 된다.

예컨대 강원도나 제주도에 거주하는 투자자들은 공시서류를 열람하기 위해서는 직접 금융감독원이나 관계기관을 방문하는 대신 안방에서 언제든지 인터넷에 접속,기업정보를 열람할 수 있게 됐다.

감독당국 입장에서도 해마다 늘어나는 공시서류에 대한 접수 및 처리,내용의 검토.분석,보관 및 비치 등에 따른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김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의 재무 및 경영 등에 관한 각종 통계데이터에 투자자들의 접근과 분석이 손쉬워져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진적인 전자공시제도가 도입돼 많은 일반인과 외국인 투자가들이 기업정보에 접근할 수 있게 될 경우 자본시장의 대외신인도를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 조회건수는 하루 평균 3만건에 달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업보고서 등 정기공시에 대한 조회가 전체 조회건수의 절반을 차지해 투자자들이 상장법인 정기보고서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