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경제가 도래함에 따라 기술특허를 내는 일이 매우 활발해 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만 약 16만개의 특허가 인증됐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해 두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렇게 특허가 급격히 증가한 이유는 지식 자체가 다른 전통적인 자산,즉 자본이나 노동,토지 등에 비해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이제는 인터넷 등과 같이 예전에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특허를 내는 것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소프트웨어 특허에는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

기업들이 이미 소유하고 있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내는 것이 보통이었던 과거와 달리 요즘에는 새로운 기술의 특정영역을 선점하려는 전략적 특허( strategic patenting )가 유행이다.

어떤 기술을 실제로 완성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그럴듯하게 설명을 잘하면 특허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존기술참조( prior-art references )가 없는 새로운 영역이면 특허 심사관도 그 기술의 독특성과 유용성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쉽지 않을 것이다.

결국 잘못된 특허가 인증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 해당 기업의 사업적 성공여부가 불투명할 뿐만 아니라,다른 기업의 기술개발 노력을 저지하고 사회 전체적으로는 자원의 효율적 배분을 저해할 수 있다.

위험감수( risk-taking )를 "기업가 정신( entrepreneurship )"의 필수 요건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어떤 투자 전문가는 위험이 높을수록 사업의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착각하는 창업자와 투자상담을 하면서 상당히 놀랐다고 토로했다.

가능성이 매우 높은 투자라면 어느 정도의 위험은 감수해야 하지만 위험감수 자체가 기업가 정신의 필수 조건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가 정신이란 오히려 위험( risk )을 줄이고 보상( reward )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만약 위험감수에만 중점을 둔다면 기업가가 아니라 투기꾼에 불과할 것이다.

기업가 정신의 본질을 위험감수가 아니라 가치창조로 보는 관점은 기업가 정신과 관련,혼동하기 쉬운 몇가지 개념을 확실하게 해 줄 수 있다.

첫째,기업가 정신을 "새로운 기업을 창출하는 것"으로 혼동하기 쉽다.

그러나 기업가 정신은 가치를 창출해 내는 것이지,반드시 새로운 기업이나 조직을 창출해 낼 필요는 없다.

기존 조직내에서도 새로운 가치를 얼마든지 창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일찍이 슘페터는 가치 창조의 다섯가지 영역 즉 새로운 제품,새로운 생산방법,새로운 시장,새로운 공급원,그리고 산업의 재편성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최근엔 가치사슬 모델을 이용하여 가치 창출 방법을 더욱 세분하고 있다.

가치 사슬의 어느 영역에서도 가치 창출만 하면 되는 것이지 반드시 새로운 기업을 만들 필요는 없다.

둘째,기업가 정신은 주로 조그만 기업에서 하는 것으로 착각하기 쉽지만,실제로는 대기업에서 가치 창조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예를 들면 IBM사는 최근들어 1주일에 약 50개의 기술특허를 얻어내고 있다.

물론 특허제도상에 문제점이 있긴 하지만 이 정도로 많은 특허는 쉬운 일이 아니다.

마지막으로 기업가 정신은 어떠한 가치를 창조할 것인가에서 구별된다.

수많은 신생 벤처와 웹 사이트들이 매일 등장한다.

그들은 다분히 자의적인 기준으로 자신들의 사업을 지나치게 높이 평가한다.

그러나 기업가 정신은 냉정한 시각에서 평가된 가치만을 창조해야 한다.

자신의 회사가 없어졌다고 가정해 보았을 때,과연 고객들은 불편함을 호소하며 그 회사를 그리워 할 수 있을까.

소위 실종검증( disappearance test )은 기업가 정신이 창조해야 할 가치의 질에 대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이상의 논의에서 한국에의 시사점을 찾아보자.현재 특히 인터넷을 중심으로 한 벤처 열풍이 한창이다.

이 때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란 단순히 의욕만 갖고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한 핵심역량을 갖고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라는 뚜렷한 인식을 가져야 할 것이다.

또 벤처사업을 하겠다고 현재 속해있는 기업 또는 학교를 무조건 뛰쳐나올 것이 아니라 현재 속한 조직내에서 가치를 창출해 내거나 또는 이와 관련된 핵심역량을 키우는 방법을 먼저 충분히 생각해 본 후 벤처 창업을 결정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