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이벤트를 만들어 올리면 그날 밤에 당장 반응을 얻을 수 있는,인터넷의 속보성에 대단한 매력을 느껴요.

밤 11시.12시까지 일해도 다음날 아침 전혀 피로감없이 눈뜨게 되는 걸 보면 이 일이 저한테 딱 맞는가봐요"

나래앤컴퍼니의 인터넷음악방송 사이트 겟뮤직(www.getmusic.co.kr.대표 조용근)의 콘텐츠.이벤트 기획자 심병희(27)씨는 앳띤 외모와 달리 인터넷업계에서는 상당한 경력을 쌓은 베테랑 기획자다.

그가 인터넷 관련 업무에 발을 내딛은 것은 대학(충남대 의류학과)을 졸업하던 해인 지난 1997년.중학교 동창인 친구와 함께 "투걸즈"라는 이름으로 PC통신에 패션 정보를 공급하는 CP(콘텐츠 공급) 사업자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HOT""영턱스클럽"등 10대 연예인의 패션을 소개하는 "스타패션 따라잡기",압구정동 같은 젊은이 거리의 패션을 스케치한 "거리패션 따라잡기"는 금방 청소년과 대학생들의 주목을 끌면서 각 PC통신의 인기 코너가 됐다.

젊은 여성 2명이 달랑 PC 2대만 갖고 벌이는 SOHO(Small Office Home Office)라는 점에서 매스컴에서도 상당히 주목받았다.

하지만 사업 시작 후 2년반 정도가 지난 99년 말 그는 다른 길을 모색했다.

매너리즘에 빠질 것 같다는 생각과 "빨리 인터넷에 자리잡아야 한다"는 위기감 때문이었다.

검색포털업체 알타비스타에서 2달 정도 일한 뒤 올 3월 말부터 겟뮤직에 합류했다.

입사 면접때 "잘할 수 있겠냐"는 사장의 질문에 되려 "다른 많은 음악 사이트를 압도할 수 있는 겟뮤직만의 전략은 무엇인지"를 묻는 당당함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 하는 일은 콘텐츠와 이벤트 기획.추첨을 통해 라스베이거스 여행권을 주면서 배팅을 위한 돈 6달러까지 주는 "우리(손지창씨) 장모님이 부러우세요""내가 원하는 메시지,배너로 실어주기""원하는 CD 3장주기"등이 그의 작품이다.

"사람들이 자기 돈을 들여서는 할 수 없는 일,하지만 누구나 꿈꾸는 일을 실현한다"는 게 이벤트 기획에 대한 그의 지론이다.

"10년.20년이 지나도 지금처럼 인터넷 업계에 있을 것 같아요.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좋은데 지금까지 패션.음악 관련 일을 했으니까 그때 쯤이면 영화 분야 정도에서 일하고 있지 않을까요"

조정애 기자 jcho@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