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시장은 불황을 모른다"

동.남대문 패션 의류 시장에서 재고상품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땡시장"이 인기를 끌고 있다.

이들 땡상가들은 유행이 지난 이월상품을 정상가보다 60% 이상 싼값에 판매,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가간의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동대문 도매상권에서 매주 일요일에 열리는 야외 재고상품 판매시장인 "7일장"은 최근들어 밀려드는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이는 다른 도매상권 쇼핑몰이 매출부진으로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

최근에는 외국인 쇼핑객까지 7일장을 찾는 경우가 늘어나 재고시장은 동대문상권의 명물로서 자리잡고 있다.

동대문 도매상권의 대표적인 땡처리 상가로 통하는 청평화,동평화상가 역시 최근들어 매출이 큰폭으로 늘었다.

청평화상가 3층의 한 상인은 "어떤 아이템을 취급하는냐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다른 도매점포에 비해서는 3배이상 일매출이 높다"며 "하루 3백만원 정도는 꾸준히 팔고있다"고 말했다.

상가의 활성화 정도를 나타내는 척도로 통하는 권리금 역시 땡상가의 경우 다른 상가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일반 도매상가의 권리금이 아예 없거나 소액인데 반해 청평화(3층),동평화(4층)상가의 권리금은 2천만~5천만원을 호가할 정도다.

땡상품이 인기를 끌자 아예 쇼핑몰 전체를 땡상품으로 채우려는 업체도 생겨났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테크노"는 현재 1~3층에서 운영중인 땡매장을 오는 7월께에는 4층,9월께에는 지하로 늘릴 예정이다.

이밖에 남대문시장의 타운뉴스상가 역시 1층에 재고상품을 판매,주부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재래시장관계자들은 땡제품이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를 "실물경기부진"으로 압축한다.

두산타워의 차수현 부장은 "일반상가가 고전하고 있는 반면 땡상가가 인기를 끄는 사실은 실물경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또 최근 소매쇼핑몰들이 타상가에 비해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대규모로 땡상품을 구입해가는 점 역시 땡상가의 인기요인으로 해석된다.

<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