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이 3일 노조별로 총파업을 위한 파업찬반투표에 들어가면서 금융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각 은행원들은 업무를 정상적으로 하면서도 찬반 투표의 결과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금융노조는 은행별 파업 찬성률이 9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강제합병은 없다고 재차 밝혔지만 은행원들 사이에선 여전히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는 불신감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형 은행일수록 이같은 의혹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금융결제원도 파업에 동참한다는 방침이다.

한 시중은행 노조원은 "똑같은 이야기만 되풀이하면서 시간을 끌고 한편으로는 노조의 단결을 방해하고 있다"고 정부를 비난했다.

금융노조는 파업찬반결과가 나오는 4일부터 사복차림으로 업무를 보도록 각 은행 노조에 지시했다.

정부에 대한 항의의 표시다.

이후 6일에는 모의 총파업을 은행별로 한뒤 10일 출정식과 전야제를 가지고 11일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 은행들이 은행 내부사정 등을 이유로 한발씩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총파업이 예상대로 벌어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하나은행과 농협은 통합 등 내부문제로, 한미은행은 소속노조가 아니라는 이유로 파업에 동참하지 않기로 했다.

금융노조 소속중 신한은행과 제일은행은 행내 분위기를 고려해 파업찬반투표 일정을 연기한 상태다.

금융노조의 입장은 아직까지 변화가 없다.

김득연 금융노조 홍보위원은 "정부의 발표내용은 지금까지 나온 이야기와 별반 다를게 없다"며 "정부가 먼저 가시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협상하지 않겠다는 것이 금융노조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 은행이 동참하지 않더라도 정부의 입장변화가 없는한 파업은 예정대로 강행하겠다는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kim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