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합니다"

온화한 학자풍의 김정(57) 한화유통 사장은 회사 임직원들에게 디지털 마인드를 가질 것을 강조한다.

"인터넷 혁명으로 대표되는 21세기에는 지금까지와 전혀 다른 환경을 맞게 됩니다. 철저한 e비즈니스 마인드 없이는 온라인 업체와 경쟁할수 없지요"

김 사장은 지난 76년 일본 조지(上智)대에서 "경영조직에서의 컴퓨터 역할"이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런 배경으로 컴퓨터에 관한한 실력과 열의가 20대보다 앞선다는게 회사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지난해초 사장으로 취임한 후 그는 다른 백화점과 차별화해 오프라인의 명품 백화점인 갤러리아와 온라인의 명품 쇼핑몰을 묶는 "21세기형 최고급 유통업체" 전략을 세워 추진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내 최초로 명품 쇼핑몰인 "루이지닷컴(www.LouisG.com)"을 출범시켰다.

이 사이트는 인터넷 쇼핑몰의 틈새시장을 겨냥해 VIP 회원만을 대상으로 운영한다.

올해 1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앞으로 e비즈니스 관련 사내 벤처를 육성해 자회사로 독립시킬 계획입니다. 인터넷을 통한 종합적인 정보 인프라를 구축해 백화점 슈퍼 등 기존 오프라인의 영업에 활용할 예정이지요"

김 사장은 협력업체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인터넷 발주시스템과 대금결제시스템도 하반기에 구축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명품 백화점으로 자리를 굳힌 갤러리아는 더욱 고급화해 경쟁 백화점이 넘보지 못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또 슈퍼마켓과 대형 할인점의 중간 규모인 "슈퍼형 할인점"을 대폭 늘려 체인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기업의 존재 가치는 이익 창출이죠.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은 더 이상 생존할 수 없는 시대가 됐습니다"

김 사장은 경영자의 제1 덕목은 이익을 남겨 회사를 성장시키고 직원들의 고용을 안정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국내에서 손꼽히는 일본통.

일본 조지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받은뒤 국제경제연구원과 산업연구원에서 일본담당 수석연구원으로 일했다.

연구소를 떠나 한국화약그룹의 일본현지법인 대표로 13년간을 근무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