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품격이 유지될수 있는 복장,정장보다 편안하고 캐주얼보다 격스러운 복장"

최근 정장원칙을 버리고 비지니스캐주얼을 채택한 한 회사의 지침이다.

벤처바람과 함께 광고업체와 일부 첨단업종에서만 통용되던 자유복장이 대기기업에까지 확산된 것은 올봄부터다.

한솔 삼성SDS LG전자등이 기업문화 혁신및 창의성 제고를 내세워 캐주얼을 허용했고 코오롱은 매주 수요일,SK는 수 토요일을 캐주얼데이로 정했다.

그러나 국내의 이런 움직임과 달리 미국에선 오히려 다시 정장을 권하는 쪽으로 바뀐다는 소식이다.

조사 결과 1992년이후 계속 줄어들던 정장차림이 늘고 주1회이상 캐주얼 출근을 허용하는 기업도 98년 97%에서 올해엔 87%로 감소했다는 보도다.

일찍이 근무복 파괴에 들어갔던 미국에서 이런 복고바람이 부는 것은 복장자율화가 근무분위기를 해친다는 분석때문이다.

실제로 뉴욕의 한 법률회사가 캐주얼 허용 6개월뒤 직원들의 태도를 점검했더니 결근과 근무태만이 50%이상 증가했고 고객에게 불쾌감을 줄수있는 경솔한 행동도 30%이상 늘어났다는 것이다.

캐주얼차림의 부작용은 미국에서 이미 여러차례 제기됐다.

청바지와 슬리퍼 차림으로 출근하자 회사마다 버튼다운셔츠와 샌들까진 괜찮지만 배꼽티는 안된다는 등 캐주얼의 한계및 연령별 착용법을 내놓았다.

의류회사인 랄프 로렌과 잡지사 에스콰이어가 변호사용 비지니스캐주얼에 관한 세미나를 연 것도 올바른 캐주얼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었던 셈이다.

샐러리맨의 상징인 흰 와이셔츠의 퇴조는 세계적인 추세다.

유연한 사고와 신선한 아이디어,빠른 의사소통등 벤처패션의 장점이 많은 것은 틀림없다.

하지만 얼룩덜룩한 남방이나 앞지퍼원피스에서 짙은청색 싱글수트와 투피스등 단정한 차림이 주는 신뢰감과 건실한 분위기 자존심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포천지 5월호는 "사회초년생을 위한 15가지 성공법"중 하나로 참을성 겸손과 함께 보수적 옷차림을 꼽았거니와 미국의 정장 붐은 시사하는 바 크다.

국내에서 부는 자유복장 바람이 직원들을 독창적이고 적극적으로 만들지 버릇없고 게으르게 만들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분명한 지침을 필요하다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