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시장에서 고품질 최저가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지오다노 쏘베이직 후아유 아이겐포스트 스킴 등 티셔츠 1만원대에 면바지 2, 3만원대의 가격을 내세운 캐주얼 브랜드들이 국내 패션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기존 캐주얼 제품의 가격이 면바지 기준 7만-8만원인 것과 비교해 엄청난 가격혁명을 이룬 점도 주목받는 요인중 하나지만 바느질 소재 패턴 등 품질 또한 고가 브랜드 못지 않다는 사실이 관계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더구나 이들 브랜드들은 경쟁상품보다 싼 값의 제품공급을 목표로 삼고 시간이 갈수록 더욱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적정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얼마까지 가격을 내릴 것인가"가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 가장 싼 브랜드는 후아유 =고품질 저가브랜드의 공통점은 아메리칸 캐주얼 스타일을 지향한다는 것이다.

화려한 멋보다는 편안하고 실용적인 옷이 상품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 전문가는 이같은 미국식 캐주얼의 인기에 대해 "최근 한국인의 라이프스타일이 가족중심, 여가활용 등 선진국형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전과 달리 여가와 문화생활을 즐기는데 많은 지출을 하기 때문에 옷은 되도록 값싸고 편안한 제품을 찾는 사람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얘기다.

지오다노의 지오다노, 닉스의 쏘베이직, 신세계 인터내셔날의 스킴,후아유코리아의 후아유, SK상사의 아이겐포스트 등은 소비자가 원하는 적절한 가격대와 좋은 이미지 그리고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는 평을 듣는 브랜드로 꼽힌다.

이번 시즌 출하된 베이직 스타일의 링클프리 면바지의 가격을 살펴보면 지오다노가 3만9천8백원, 아이겐포스트가 2만7천8백원, 쏘베이직이 3만4천원을 받고 있다.

또 후아유가 1만9천원, 스킴이 2만3천9백원으로 링클프리 면바지의 가격을 책정했다.

이들 브랜드는 제품원가에 브랜드 이미지와 품질, 미묘한 디자인의 차이 등을 계산해 각기 다른 가격대를 내놓았다.

어느 것에 가치를 두고 살 것인지는 소비자의 몫이다.

<> 싼 값의 비결 =낮은 가격대의 상품을 팔고도 이익을 남기려면 몇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먼저 좋은 생산공장 개발로 비용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후아유는 갭(GAP)이나 바나나리퍼블릭같은 미국 대형브랜드처럼 월드소싱(world sourcing)을 진행하고 있다.

이 회사의 조태현 팀장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싱가포르 미국 등지에 모회사 이랜드와 20년동안 관계를 맺어온 생산공장이 있기에 그 가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스킴과 아이겐포스트 등 다른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자사 제품을 중국 어느 공장에서 생산하는지는 패션기업들의 중요한 보안사항중 하나다.

높은 판매율도 필수요소다.

지오다노는 매시즌 전체 생산물량의 90% 이상을 팔아치우고 재고를 남기지 않는 효율 경영으로 연매출 1천3백억원에 세전순이익 2백억원(99년)을 기록했다.

또 하나의 고품질 최저가 브랜드의 비결은 수십명의 손님을 한꺼번에 맞을 수 있는 대형매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2백-3백평 크기의 초대형 매장은 그곳에서 팔고 있는 물건이 ''싸구려가 아닌 패션상품''이라는 고급이미지를 심어줘 브랜드 가치를 높여 준다.

지난 봄 서울 이대앞과 삼성동 코엑스몰몰에 각각 2백평과 3백평 크기의 매장을 오픈해 바람몰이를 시작한 후아유가 대표적인 예다.

아이겐포스트 또한 8월말 서울 시내 한복판에 초대형 점포를 열 계획이다.

지금까지 이마트에서만 판매해온 스킴도 내년초 대형 가두점포를 낼 계획이다.

설현정 기자 s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