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Eletronic Commerce )에 대한 불필요한 법적 규정이나 규제는 피해야 합니다.

정부의 개입은 최소화하고 민간에서 자율적으로 전자상거래의 표준과 비즈니스 관례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주한미국대사관의 초청으로 최근 방한한 미국 템플대학의 아멜리아 보스(Amelia H.Boss)법학교수는 전자상거래에 대해 법을 적용하는 원칙으로 ''최소화''와 ''자율성''을 강조했다.

상법을 전공한 보스 교수는 전자상거래에 대한 법적 이슈가 제기된 지난 1980년대 중반부터 이 분야에 대한 연구를 진행, 전자상거래법의 권위자로 꼽히고 있다.

1996년 유엔 국제통상법 위원회( UNCITRAL )에 미국대표로 참가, 전자상거래에 대한 기본법안( Model Law )을 만드는 데 참여했다.

이 법안은 지난해 국내에서 발효된 전자거래기본법과 전자서명법 등 세계 각국의 전자상거래 관련 법을 만드는 ''모델''이 되고 있다.

''최소화''원칙에 대해 보스 교수는 전자상거래와 기존 상거래는 법적 측면에서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기 때문에 차별을 두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전자상거래에 대해 새로운 법적 규제나 잣대를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상거래에 적용하는 법을 어떻게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또 시장에 누구나 자유롭게 참여해 활동할 수 있게 하고 시장참여자들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시장주의 원칙이 전자상거래 분야에도 그대로 통용되도록 법을 운영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보스 교수는 전자상거래 분야의 법적인 현안으로 <>전자상거래의 세금 및 관세부과 <>온라인상의 지적재산권 적용 <>개인정보 및 소비자 보호 등을 들었다.

보스 교수는 "각국의 상황에 따라 초기에는 전자상거래 촉진을 위해 세율을 기존 거래보다 낮추거나 세금을 면제해주는 정책도 허용될 수 있다"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반드시 유예기간을 명시해야 하며 장기적으로는 기존 상거래와 동일한 세율체계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국제간의 디지털컨텐츠 거래에 대한 과세권에 대해 법적 검토와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스 교수는 미국에서 ''개인정보 및 소비자 보호''에 대해 커다란 인식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까지는 개인정보 보호에서도 기업들의 자율에 맡기는 입장이었으나 전자상거래 마케팅 기술의 발전으로 기업들이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소지가 많아지면서 정부가 직접 규제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지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기업들이 개인정보를 활용하는 범위를 규제하는 새로운 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보스 교수는 온라인상의 저작권 보호에 대해 오프라인에서 저작권이 인정되는 저작물들은 온라인상에서도 엄격하게 보호돼야 한다며 ''일관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단순한 사실''을 정보화한 디지털컨텐츠에 대해서도 저작권을 주장하는 등 저작권 남용사례가 빈발하고 있다며 온라인상에서 보호돼야 할 저작물의 범위에 대한 법적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