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음악계에서 미국 청년문화를 상징하는 가장 대표적인 장르는 "얼터너티브 록"이었다.

전통적인 강렬한 사운드에 복고풍 장르를 섞은 얼터너티브 록은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 달착지근한 팝록과 깨부수기만 하는 헤비메틀에 대한 "대안"(alternative)으로 등장했다.

얼터너티브 록은 특히 당시 젊은이들의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세계관을 가사와 사운드에 반영,음악장르를 뛰어넘는 하나의 문화운동으로까지 퍼져나갔다.

세계적인 얼터너티브 록 그룹 "스매싱 펌킨스"(Smashing Pumpkins)가 다음달 4일 오후 8시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내한 공연을 갖는다.

그룹의 리더 빌리 코건이 지난 5월23일 갑작스레 "10대 위주로 편중된 음악 환경에 한계를 느껴 팀을 해체한다"고 선언한 상태여서 이번 공연은 한국에서 갖는 처음이자 마지막 무대가 될 것 같다.

지난 91년 미국 시카고에서 4인조로 결성된 스매싱 펌킨스는 "너바나"(Nirvana)"펄잼"(Pearl Jam)등과 함께 90년대 얼터너티브 록의 신천지를 연 그룹.록 밴드로는 드물게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95년 발표한 3집 앨범 "멜론콜리 앤 더 인피니트 새드니스"(Mellon Collie and the Infinite Sadness)는 미국에서만 8백만장 이상 팔려 록음악 사상 가장 많이 팔린 더블앨범으로 기록됐다.

음악 전문가들은 이들을 가리켜 "90년대 음악계의 지표와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불안과 짜증,좌절과 혼란,몽환의 영역을 헤매던 90년대 젊은이들의 정서와 음악계의 조류를 정확히 짚어냈다는 것이다.

빌리 코건의 쥐어짜는 듯한 독특한 목소리와 강렬하면서도 유려한 기타 사운드는 지금까지도 수많은 팬들을 사로잡고 있다.

이번 공연에는 줄곧 그룹을 지켜온 일본계 기타리스트 제임스 이하와 96년 약물 과다복용으로 밴드에서 해고됐다가 최근 복귀한 드러머 지미 체임벌린,그룹 "홀"출신의 베이시스트 멜리사 아우프 더 마이어가 참여한다.

데뷔 앨범 "기시"(Gish)를 비롯해 지난 2월 내놓은 6집 "머시나:더 머신즈 오브 갓"(Machina:The Machines of God)까지 이들의 히트곡들을 감상할 수 있다.

스매싱 펌킨스는 이번 순회공연을 마친 후 가을께 미국에서 해체공연을 가질 예정이다.

예약문의 02-1588-7890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