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슬기의 이모티콘 세상"으로 오세요. 이모티콘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 드릴께요^ ^/"

이화여대 사회생활학과에 재학중인 김슬기씨(23)는 "이모티콘 스타"다.

이모티콘에 관심있는 네티즌치고 "슬기"를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새롭고 재미있는 이모티콘을 찾으려면 누구나 한번쯤은 "슬기의 이모티콘 세상"(emoticon.com.ne.kr)에 들르게 된다.

"초등학생부터 50대 아저씨까지 제 홈페이지에 들러 참 재미있고 즐거웠다고들 해요. 사이버 공간에서 세대의 벽을 허물고 누구나 쉽게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게 이모티콘이 주는 매력 가운데 하나예요"

이모티콘(emoticon)은 감정(emotion)과 아이콘(icon)의 합성어.

컴퓨터 자판의 각종 기호와 문자 숫자를 조합,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사이버 언어다.

e메일 끝에 심각하지 않게 받아들이라는 뜻으로 웃는 얼굴을 덧붙여 보낸 게 시초라고 슬기씨는 설명한다.

슬기씨가 즐겨쓰는 "*^^*"는 "반가운 표정","^ ^/"는 "한손들고 환영"이란 의미다.

슬기씨가 이모티콘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고등학교때 해외펜팔을 사귀고부터.

미국 친구가 편지에 적어보내는 갖가지 "웃는 얼굴"들이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대학에 들어가 PC통신을 이용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이모티콘을 모으기 시작했다.

직접 만들기도 하고 외국에서 만든 이모티콘을 한국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고치는 "번역"작업도 했다.

친구들 사이에 "홈페이지 만들기"바람이 불었던 지난해 8월 슬기씨는 그동안 차근차근 모은 1천여개의 이모티콘으로 자신의 집을 꾸몄다.

국내 최초의 "이모티콘"홈페이지였다.

지난해말까지만 해도 네이버 심마니 등 검색엔진을 통해 찾을 수 있는 이모티콘 관련 사이트는 "슬기의 이모티콘 세상"이 유일했다.

"이모티콘은 "사막의 오아시스"와도 같죠.건조해지기 쉬운 사이버 공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정감있게 만들어 주는 유용한 수단입니다. 열줄의 글보다 이모티콘 하나가 더 정확하게 뜻을 전달할 수도 있답니다"

슬기씨는 이모티콘을 통해 세상을 느낀다.

이모티콘은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다.

스타크래프트 테크노댄스가 유행할 땐 어김없이 관련 이모티콘이 쏟아져 나온다.

또 이모티콘으로알게되는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해서도 세상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운다고 한다.

"네티즌들의 열띤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이모티콘 세상"을 열심히 가꾸고 있어요.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웃으면서 쉬어갈 수 있는 "사막의 오아시스"가 됐으면 좋겠어요*^-^*)"

글=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