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2백만명을 넘었던 실업자가 지난 5월 현재 82만8천명으로 줄어들어 실업률이 3.7%를 기록했다는 통계청 발표는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 없다.

그러나 취업자 증가가 임시직.일용직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비정규직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근로자의 53%에 달하는 7백만명을 넘어섰다는 것이고 보면 통계상의 실업률 감소에도 불구하고 고용내용은 여전히 불안하다고 할 것이다.

물론 비정규직 근로자의 증가는 외환위기를 겪으면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제고된데다 개방화.세계화의 여파로 생산부문의 불안정성이 심화된데 따른 불가피한 측면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언제 일자리를 잃을지 모르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전체 근로자의 절반을 넘고 있을 뿐 아니라 갈수록 증가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있다는 것은 여간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비정규직 노동자는 지난해 3월 임금근로자의 50%를 돌파한 이래 14개월째 50%를 웃돌고 있다.

여성의 경우엔 더욱 심해 전체 여성근로자의 70.4%를 비정규직이 차지할 정도라고 한다.

최근에는 비정규직 중에서도 일시 고용적 성격이 큰 임시직 근로자 증가가 두드러져 이들이 4백50만명에 이르고 있어 경기하강시 심각한 실업문제를 예고하고 있다.

비정규직의 급격한 증가는 노사관계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기도 하다.

민주노총이 총파업 이유로 비정규직 문제를 거론하고 있고 많은 단위사업장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문제가 노사갈등의 쟁점으로 등장하는 정도다.

그러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어서 해결책을 찾는 것도 그리 쉽지는 않다.

비정규직은 근로자 입장에서는 직업의 안정성이 침해되는 문제가 있으나 사용자 입장에서는 고용구조의 유연성 증대를 통한 비용절감 등의 긍정적인 요소가 있어 정규직으로 전환하는데 분명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사정을 감안할 때 앞으로 정부의 실업대책은 실업자의 수적감소 같은 양적인 측면보다는 고용구조 개선 등 질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보다는 줄어들었지만 올해도 약 6조원의 실업대책비가 예산에 책정돼 있다.

정부는 이 예산을 공공근로 사업같은 생계유지형 실업대책에 쓰기보다는 직업훈련을 강화해 실업자 및 비정규직 종사자의 재취업 능력을 높이는 한편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고용주를 지원하는데 돌려 쓰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평생직장은 커녕 나날의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는 상태에서 실업률이 3.7%로 떨어졌다고 좋아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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