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뛰어난 기술 솔루션을 중국에 소개하고 토착화시키야 합니다"

조선족 출신으로 가장 성공한 중국 IT(정보통신)기업인 가운데 한 사람인 북경세신창과기유한공사 허일산(38)사장은 이같이 강조한다.

명문 저장대 컴퓨터공학 석사인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이토추상사에서 프로그램 개발업무를 맡았다.

그리고 지난 96년 베이징에서 직접 창업했다.

종업원 16명에 자본금이 1백만위엔(1억4천만원)인 세신창과기유한공사는 네트워크 SI(시스템통합)와 유지.보수 서비스를 주로 하고 있다.

이토추 시절 쌓은 일본 인맥을 활용,베이징에 진출하려는 일본 기업의 70%이상에게 SI솔루션을 제공했다.

NTT도코모는 물론 소니 도시바 마쓰시다 등이 세신의 주요 고객이다.

또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시스코시스템스 브리즈컴(이스라엘 업체) 등과 판매 대리점 계약을 맺고 있어 유통에서도 좋은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원화로 따져 매출 40억원에 3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올렸다.

올해는 다롄과 상하이에 지사를 설치하는 등 사업확장에 나서 60억원 매출에 5억원 이상의 순익을 예상하고 있다.

얼마전 한국을 방문해 서울벤처밸리 등을 둘러봤다는 그는 "자체 기술을 개발해내는 한국 벤처기업들의 모습에 큰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외국의 솔루션을 그대로 수입해서 응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는 것.하지만 "중국은 최신의 선진기기들을 그대로 들여온 만큼 인프라는 오히려 한국보다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중국진출을 위해 아심차게 베이징을 찾았지만 방법을 몰라 갈팡질팡하는 한국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제품과 기술이 낫다는 것만 믿고 덤벼들었다가는 곤란을 겪기 쉽다는 것."중국인들의 문화와 정서 등을 보다 폭넓게 이해하고 오랜 기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충고했다.

최근 인터넷 채팅 업체인 오마이러브(대표 천두배)가 심양에 인터넷 콜센터를 설립하는 것을 도운 허 사장은 "중국진출을 시도하는 한국 기업들은 일본의 10분의1도 안 되는 것 같다"며 "중국시장을 뚫겠다는 말들만 많지 실제 제대로 자리잡은 경우는 별로 없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 "몇번 다녀와서 제휴나 협력이 다 된 것처럼 "공수표"만 남발하고 있어 중국에서의 신용도 많이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계가 앞다퉈 몰려들고 있는 중국시장에 튼튼한 뿌리를 내리기 위해선 보다 진정어린 관심과 세심한 노력을 기울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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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