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호 <유니텔 대표>

역사적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진 지난 주에는 정보기술(IT) 분야의 세계적 거물 기업인 세사람이 다녀갔다.

명성에 걸맞게 이들이 참석하는 행사마다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뉴스의 초점이 됐다.

우리에게는 인터넷 세상을 선도하는 세계적 리더의 위상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인터넷 강국을 바라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 이용자나 도메인 수,사이버 트레이딩 이용자,PC 게임방 확산 등 인터넷 인프라 수준에서 놀라운 발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 활용을 포함한 체감 인터넷 수준은 아직 미진한 듯하다.

우리 인터넷 인프라와 e비즈니스 수준이 선진국과 대등하고 일본보다는 앞섰다고도 얘기하지만 외국 연구기관이나 경쟁력 조사기관들은 한국 인터넷 수준을 우리 생각보다 낮은 것으로 발표하고 있다.

며칠전 나온 EIU의 전세계 e비즈니스 환경 조사발표에 따르면 한국은 조사대상국 60개국 중 24위를 차지했다.

미국 1위 싱가폴 8위 홍콩 9위 일본 21위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앞으로 인터넷 분야의 종합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의 외형적 인프라 향상 외에 몇가지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실력있고 영향력있는 기업인들의,세계를 무대로 한 활동이 필요하다.

외국에서 열리는 IT 분야의 컨퍼런스나 국제행사에는 세계적인 거물이 대거 참석해 자기 나라나 기업의 명예를 걸고 적극적인 네트워크 확대와 영업 활동을 벌인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 기업인들은 이런 컨퍼런스 참여에 미온적이다.

하지만 이제 국내에도 외부에 내세울 만한 실력과 대외 경쟁력을 가진 기업인이 많다.

이들의 대외 활동은 해당 기업의 이익뿐 아니라 국가 전체의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된다.

최근 인터넷 벤처 기업인들이 대만 총통 취임식에 참석하거나 OECD 회의에 참석하는 것은 좋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세계를 리드할 미래지향적 기술을 개발하는데 힘써야 한다.

지금까지 국내 기업들의 기술개발 활동은 선진국에서 이미 나온 기술을 국내 형편에 맞게 개편한 것이 많다.

하지만 이젠 세계표준에 접근할 수 있는 우리 기술을 선정,집중 육성해 전 세계로 내보내야 한다.

모방을 통한 기술 도입보다는 선도기술 개발이 필요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동향을 미리 예측하고 여기에 맞게 자원을 집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21세기를 리드할 기술로 떠오르는 "생각하는 컴퓨터""음성 컴퓨터 입출력" "선 없이 사용하는 초고속 네트리스 컴퓨팅""본격 영상시대에 대비한 미디어 기술""모니터가 필요없는 디스플레이 장치""사람을 대신할 홈로보트"등 분야에 특히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들 분야를 파고들면 명실상부한 세계일류 기술도 가능하다.

또 세계 최초의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과거 아날로그 산업 시대에는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했다.

그러나 스피드와 기회선점이 생명인 인터넷 사회에서는 검증된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이미 선진국이나 다른 기업에서 성공한 사업은 새로 뛰어들기엔 늦다.

세계 최초의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이룰 수 있는 비전과 목표,실천의지를 갖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때 "고부가가치 수익창출이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남을 모방하기 보다는 창의력을 발휘해 세계 최초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낼 때 경쟁력있는 인터넷 강국이 세워진다고 생각한다.

kangseho@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