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진 < 워싱턴 특파원 >

7천만 한민족의 통일은 언제쯤 이루어질까.

누구도 이를 정확히 전망할 수는 없다.

그러나 최근 발간된 미국 계간지 "외교정책 (Foreign Plicy) " 여름호는 재미있는 시각을 제공하고 있다.

1996년 "깨지기 쉬운 슈퍼파워 일본 (Japan,Fragile Superpower) "이라는 저서를 내놓아 동북아문제에 대한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포모나대의 프랭크 기브니교수는 "한국이 최소한 2040년까지는 통일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확히 말해 "외교정책"에 실린 기브니교수의 기고는 한반도정세에 초점을 맞춘 글이 아니다.

90년대 이후 침체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일본이 2050년에는 어떤 모습으로 바뀔 것인가를 그리고 있는 "일본분석논문"이라는 게 더 알맞은 표현이다.

메이지유신을 통해 도쿠가와막부 말기의 혼돈을 씻어낸 일본의 첫번째 변신,그리고 2차대전 후의 참혹한 현실에서 두번째 기적을 만들어 냈던 일본이 2000년 상반기 50년동안 세계가 놀랄 "세번째 변신 (Reinventing Japan.Again) "을 성공적으로 일궈낼 수 있을 것으로 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게 기브니교수의 분석이다.

그 과정에서 일본은 한국 대만,그리고 러시아와 함께 2040년쯤 동북아국가연합(NANA)을 결성,이 지역안보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기브니교수가 NANA의 회원국인 한국을 이미 남북이 합쳐진 "통일한국"으로 명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40년은 너무 긴 시간이다.

그러나 통일은 불가능하다는 주장보다야 백번 낫다.

더욱이 기브니교수는 40년을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2040년에는 틀림없이 통일이 이루어져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니 성급한 사람들이 생각하듯 5년 또는 10년안에 통일이 이루어질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집중 거론되고 있는 현안인 미군철수문제에 대해서도 기브니교수는 명료한 결론을 내리고 있다.

한반도에 미군이 더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으로 점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일본과 체결한 안전보장협정을 개정,이를 NANA지역안보에 적용하고 이에따라 미국이 미군을 더 주둔시켜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미군은 오키나와에서도 발을 빼며 이에따른 경제공백을 일본 특유의 카지노산업이 메울 것이라는 익살도 덧붙이고 있다.

아시아 피해국에 대한 사죄에 인색했던 일본은 새로운 젊은 천황을 맞아 "민주화된 중국의 새 수도" 남경을 방문하고 지구촌 공해와 온난화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수행하며 "여성총리"가 배출된 가운데,한국과 끊임없이 다투어 온 한국.일본 사이의 바다(동해 또는 일본해) 명칭도 "골드해 (Gold Sea) "로 바꿀 것을 제의하기도 한다는 꿈같은 얘기도 들어있다.

기브니교수는 2050년대에 이르러 NANA지역은 평화를 구가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당연히 안보보다는 경제가 NANA 회원국의 주요현안이 된다.

회원국간의 경쟁이 상존하겠지만 지식산업에 바탕을 둔 인터넷 다국적기업(MNC)과 이 지역의 광범위한 개방화로 국수주의적 의식은 구시대의 유물이 될 것이라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 요즈음 미국이나 유럽대학들이 외국학생들로 가득 차 있듯 일본에도 외국유학생과 외국교수들이 득실거릴 것이라는 소설을 쓰고 있다.

2050년 NANA 지역은 "아시아 벤처 뱅크 (Asian Initiative Venture Bank) "가 적극적인 위기방지역할을 수행,20세기말 아시아국가들이 겪은 외환위기 같은 사태는 더이상 재연되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적 상황도 그리고 있다.

기브니교수는 이 모든 시나리오를 자기가 그리는 "오수속의 단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의 단꿈이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올 날은 정말 언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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