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는 나에게 설레임을 준다.

운전하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밤잠을 설친 적도 있다.

어린 시절 밤마다 자전거를 타는 꿈을 꿨던 것처럼 말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몰래 운전연습을 하는 동생들이나 자동차학원에 등록해 뒤늦게 땀을 흘리는 주부들 모두에게 운전은 설레임으로 다가온다.

나 또한 그런 설레임으로 운전을 시작했다.

차와의 첫 인연은 좀 무모하게 맺어졌다.

대학시절 학생회장을 맡고 있을 때 우연히 2개의 동아리 MT가 겹쳤다.

하나는 해남 땅끝이었고 다른 쪽은 고흥이었다.

두 곳에 겹치기 출연을 하려다보니 이동수단이 필요했다.

당시 나는 운전면허를 딴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초보운전자가 자정 넘게 르망을 몰고 바닷가 산길을 달린다는 것은 누가 봐도 무모한 주행이리라.심지어 급커브에서 중앙선을 넘나들다 다른 차의 전조등때문에 차선을 이탈하기도 했었다.

결국 1백km 남짓의 거리를 4시간만에야 도착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땀이 나는 일이었다.

그때의 설레임과 무모함이 차와 더 빨리 친해지는 계기가 된 것같다.

그 후 드라이빙스쿨에서 커브주행법,엔진브레이크,안전한 추월방법 등 운전기술을 배우면서 무모했던 예전의 운전습관을 고쳤다.

카레이서까지는 아니었지만 그제서야 차를 운전한다는 것이 뭔지 느낄 수 있었다.

국내에서도 이제는 드라이빙스쿨이 점차 활성화되는 만큼 일반 운전자들도 한번쯤 운전교육을 받으면 좋은 운전습관과 테크닉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얼마전에 푸조를 구입했다.

사진속의 차가 바로 그 "푸조 405"다.

프랑스산으로 올해 10년된 이 차는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직 외부 부식이 없고 페인트의 도장도 멀쩡하다.

10년된 구식차의 성능이 좋으면 얼마나 좋겠느냐고 말한다면 그것은 이 차의 진정한 가치를 모르는 사람이다.

이 차를 실제 운전해보면 폭발적인 가속력과 부글부글 끓는 듯한 배기음에 누구나 매료될 것이다.

다만 오래된 차라 부속이 걱정되지만 계속 차를 탈 생각이다.

중견 운전자라면 보통 4-5번 차를 바꿔 탄다.

수명이 다해 차를 바꾸는 경우도 있고 형편이 좋지 않아 차를 팔고 사는 때도 있을 것이다.

멋지게 보이기 위해 차를 바꾸기도 한다.

그러나 마음에 꼭 드는 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나는 10년이나 됐지만 푸조에 푹 빠져 즐거운 마음으로 운전하고 사니 다행스러운 일이다.

차는 패션관련 벤처사업과 더불어 내 삶에 활력을 주는 중요한 존재다.

나는 이에 보답하기 위해 차를 아끼고 조심스럽게 운전한다.

잘 하는 운전은 스피드나 끼어들기에 능숙한 것이 아니라 운전자 본인은 물론 동승자와 다른 차의 안전을 먼저 배려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오늘도 차를 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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