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카세트가 CD(컴팩 디스크) 플레이어와 MP3 등 첨단음향장비에 떠밀려 구시대의 유물로 전락할 위기를 맞고 있다.

소비자들은 집에 있거나 고속도로를 달리는 등 주변 여건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최첨단 기술만을 선호하는 성향이 있다.

이 때문에 자동차는 사양길에 접어든 스테레오 카세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축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자동차 라디오와 카세트의 판매는 계속 감소해왔으며 제조업체들도 대부분 대체적으로 투자를 중단한 상태다.

그렇지만 카세트는 여전히 자동차 음향기기 판매시장의 반을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클라리온과 소니사는 최근 카세트와 CD를 하나로 묶은 제품을 내놓았으나 이제품은 운전석 계기판의 공간을 종전보다 2배나 차지하는 단점이 있다.

클라리온사의 더크 하프맨 대변인은 앞으로 3년 안에 자동차 카세트가 종말을 맞이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당초에는 소니가 개발한 MD(미니디스크)가 자동차 카세트의 유력한 대체상품이 될 것으로 기대됐었지만 가능성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소니의 과감한 가격인하 정책에도 불구하고 MD는 반짝 붐을 일으킨 뒤 판매실적이 감소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CD 레코더의 가격이 5백달러선 이하로 떨어지면서 점차 소비자들의 인기를 얻고 있는 점도 MD 시장개척 부진의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시장점유율이 1%밖에 안되는 MD는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첨단 음악녹음방식을 갖춘 MP3로부터 강력한 도전을 받고 있다.

자동차용 MP3 플레이어는 아직 선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대부분의 제조업체들은 머지않은 시기에 신제품을 출시할 계획이어서 자동차 카세트는 자칫 사라질지도 모를 위기에 처했다.

문희수 기자 m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