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씨는 지난 90년대초 경기도 일대를 대상으로 의류전문점을 시작했다.

당시로는 이름도 생소한 "유명브랜드 의류전문 멀티숍"이라는 업종을 택했다.

인지도가 높은 각기 다른 유명브랜드 의류들을 한 매장에서 판매하는 사업으로 최근 유행하는 업종이다.

신발업계에 유사한 업종이 등장한 것도 2~3년전부터였다.

브랜드제품이 막 인기를 얻기 시작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판매 품목은 게스나 캘빈 클라인,리바이스 등의 유명 캐주얼의류였고 타깃층은 10~20대의 젊은이들이었다.

사업초기에는 반응이 좋아 경기도 일대와 전국에 1백50여개의 체인점이 생겼다.

K씨는 이에 취급품목을 늘려 5~13세 어린이 대상의 아동복 브랜드까지도 같은 매장에서 판매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K씨의 생각과는 달리 매출은 오히려 계속 감소했으며 급기야 외환위기까지 겹쳐 큰 타격을 입었다.

시기장조의 업종선택과 무리한 사업확장,시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결국 실패하고 만 셈이다.

남들이 하지 않는 아이템을 선정하다보니 극복해 나가야 할 점이 많았다.

유명브랜드들은 차별화를 위해 자사의 상품이 직영대리점이 아닌 다른 곳에서 팔리는 것을 꺼려 하기 때문에 초기 상품확보 시점부터 K씨는 이미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였다.

유명브랜드 유치에 어려움을 느낀 K씨는 직접 해외로 나가 무역을 하기에 이르렀다.

L사나 A사와 같은 고가의 해외 유명디자이너의 의류제품을 수입하는데 상당한 투자를 해야 했다.

둘째 시대적인 배경을 꼽을 수 있다.

98년말 환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하면서 해외 유명브랜드 제품까지 수입해 유통하던 그는 큰 타격을 입었다.

그가 취급하던 국내외 의류브랜드들의 대부분이 해외에 로열티를 지불하던 제품이다보니 당연한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 유명 브랜드의 라이선스 계약문제,해외 완제품 수입에 따르는 유통문제 등 많은 어려움에 둘러싸여 있었다.

타깃층을 무시한 사업확장도 문제였다.

초창기 캐주얼 의류 취급점으로 시작했지만 장사가 잘 되자 아동복에 고가의 해외수입품을 동시 다발적으로 취급하다보니 사업 특성을 잃어 오히려 고객들의 발걸음을 끊게 만들었다.

결론적으로 K씨의 실패원인은 초기 반짝 아이디어로 사업에 도전해 재미를 봤지만 여기에 과신한 나머지 고객의 요구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않은채 그저 "잘 될 것"이라고만 믿은데 있었다.

<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천리안 GO LK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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