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프로다. 프로는 아름답다"

소프트웨어 개발회사 나모인터랙티브의 강주현(31)과장.

그를 가까이서 지켜 본 한 직장 동료는 강 과장을 이렇게 표현했다.

"한번 일에 빠져들면 며칠밤을 꼬박 세우는 정열,힘든 일이 닥칠수록 강해지는 강인함,빈틈없는 일처리,누구도 따를 수 없는 일에 대한 애정.강주현 과장님을 보고 있으면 정말 프로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난 98년 나모인터랙티브에 입사한 강 과장이 맡고 있는 일은 해외마케팅.

강 과장의 표현을 빌면 "발로 뛰면서 해외시장에 국산 홈페이지 제작 소프트웨어 "나모웹에디터"를 내다파는 일"을 하고 있다.

강 과장이 담당하고 있는 지역은 유럽과 호주.

지금은 두 지역만 관리하고 있지만 불과 몇달전만해도 혼자서 미국을 포함하는 전세계 시장을 감당해야 했다.

"외국에서 밀려드는 e메일 처리하랴,마케팅 계획 세우랴. 밤을 세우기 일쑤였습니다. 혼자서 모든 일을 하다보니 몸이 열개라도 모자랄정도였어요"라며 불평하는 강 과장의 얼굴은 왠지 불만스럽다기보다 즐거웠던 과거를 회상하는 것만 같다.

최근 이 회사에서는 강 과장의 얼굴을 보기가 힘들어 졌다.

한달의 반은 외국에 출장을 가다보니 회사사람들 얼굴을 잊을 정도다.

게다가 올들어 새로 신입사원들이 많이 들어오면서 한번 출장을 갔다오면 낯선 얼굴이 있곤해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해외출장에서 있었던 가슴 서늘한 일화 하나.

지난 1월 강 과장은 스위스 영국 네덜란드 호주를 한꺼번에 다녀 온 적이 있다.

"비행기값을 아끼기 위해 한꺼번에 모두 갔다 오기로 했죠.일단 스위스로 가서 영국까지는 새벽 5시에 기차를 타고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영국에 도착해 뉴스를 들어보니 비슷한 시간,같은 구간의 기차가 전복돼 사람들이 많이 다쳤다는 거예요. 그땐 얼마나 섬짓했던지..."

영국에서 호주로 갈 때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일정 문제로 원래 예정된 공항이 아닌 스탠스테드 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호주로 갔다.

호주에 도착한 후 역시 뉴스에서 같은 공항의 여객기가 납치됐다는 얘기를 듣고 강 과장은 다시 한번 가슴을 쓸어 내려야 했다.

세계를 무대로 국산 소프트웨어를 알리기 위해 뛰고 있는 강주현 과장.아직 가야할 길이 멀지만 그는 현재 자신의 모습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

대학을 다닐 때 꾸던 꿈을 이뤘기 때문이다.

"대학교 때 꿈이 서류가방을 들고 세계를 누비는 비즈니스 우먼이었어요. 바로 지금의 제 모습이죠"라며 활짝 웃는 얼굴에 자신감이 넘친다.

김경근 기자 choice@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