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산업에 경쟁체제가 도입되면 한국전력은 어떤 공기업보다도 심한 변화에 휩쓸리게 될 전망이다.

이미 한화에너지등 민자 발전회사들이 등장하고 민간기업에서 안양부천열병합발전소를 인수키로 함으로써 한전을 둘러싼 공세는 시작됐다.

발전부문 배전부문 등을 떼어내고 나면 궁극적으로 전력선망 관리회사나 다름 없게 되는 한전은 대변화의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변신하고 있다.

한전은 이미 지난해 9월 발전부문을 5개의 화력발전회사와 1개의 원자력발전회사로 분리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월에는 6개의 발전사업부로 조직과 인력을 재배치,올해 국회에서 구조개편 관련 법안이 통과되는 즉시 자회사로 분리될 수 있도록 했다.

전력거래소를 발족시켜 내부 전력거래를 운영함으로써 향후 경쟁시장에의 적응력도 배양하고 있다.

한전은 비주력 사업을 과감히 정비,본업 중심의 사업역량을 강화하고 부채상환등 재무구조를 건전화함으로써 경쟁체제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우선 경영합리화 차원에서 경제성이 낮거나 전력사업 본연의 업무가 아닌 사업을 매각하는데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지난해 하나로통신 신세기통신 두루넷 온세통신 등 국내 통신회사에 출자한 지분을 전액 매각,4천6백여억원의 투자차익을 올렸다.

올해초에는 한전이 보유한 광통신망과 케이블 TV망 등 통신자산을 출자,자본금 7천5백억원규모의 자회사(파워콤)를 설립했다.

올해와 내년에 걸쳐 출자지분 전액을 매각하면 최소 3조원에서 12조원까지의 자금을 확보하게 될 것으로 증권사들은 전망하고 있다.

5월말 LG정유와 텍사코 컨소시엄을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안양부천열병합발전소 매각의 경우도 매각가격이 7천8백억원수준으로 알려져 부채축소에 상당한 도움이 될 전망이다.

한전측은 전직원의 고용보장과 상당폭의 임금인상도 예상되어 공기업 최초로 성공적인 설비 매각사례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과거 유연탄과 우라늄 등 발전용 연료 확보를 위해 해외에 투자한 호주 캐나다 등지의 6개 광산 투자지분도 전액 매각했고 2개의 현지법인도 폐쇄했다.

대신 유연탄은 점점 활성화되고 있는 현물시장을 통한 구매를 확대하고 유류는 국제유가변동에 따라 구매시기를 조정한다는 전략이다.

차량및 장비운영,후생시설,홍보관련 부대업무 등 관리지원분야업무의 외부위탁을 확대하고 송배전망 유지보수등도 외부위탁을 검토하고 있다.

한전은 이와함께 한전기술등 자회사의 민영화방안도 추진하고 넥스트웨이브등 아직 정리하지 못한 통신회사의 지분매각도 추진할 계획이다.

필리핀 말라야 화력발전소 성능복구공사,필리핀의 일리한복합화력발전소 건설및 운용사업이나 대만의 포모사 화력발전소 운전자문 용역 등과 같이 한전의 핵심역량을 활용한 해외전력사업은 더욱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전은 이같은 핵심사업 집중전략을 통해 올해 소요되는 예산 26조7천억원 가운데 19조5천억원을 조달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김성택 기자 indt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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