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전통적인 산업인 농업도 벤처흐름에 합류하고 있다.

지난 6일 충남 금산의 금강초등학교에서 열린 ''벤처농업인 간담회''. 전국 2백여명의 농업인들이 지난해 9월 학생수 부족으로 폐교된 이 학교로 몰려들었다.

농업인들은 농촌현실을 이 초등학교에 비유했다.

"학생들과 교사들은 모두 떠나고 운동장 곳곳엔 잡초만이 무성하듯 우리 농촌도 한숨과 걱정만이 가득하다"고. 4시간여 진행된 이번 간담회를 통해 농업인들은 새로운 결심을 했다.

벤처정신으로 황폐해진 농촌을 되살리겠다고. 이번 행사를 기획한 한국벤처농업포럼의 민승규 박사(삼성경제연구소)는 "농업은 21세기 첨단 유망산업"이라며 "농업인 스스로 벤처정신으로 무장한다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강을 맡은 인하대 경영학부 전용수 교수는 "생명산업이며 과학인 농업분야에는 벤처화가 가능한 아이템이 많다"며 "이를 사업화하면 정보통신의 벤처기업들과 같이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 김양식 전남지역 본부장은 "왜 벤처농업인가"라는 주제로 강의하며 성공한 벤처농업들을 소개했다.

수십년 된 도라지를 분말 등으로 가공해 난치병 치료제를 만든 경남 진주의 장생도라지, 영덕게의 껍데기에서 키토산을 추출해 수술용 봉합사와 의료용 솜을 제조하는 경북 영덕의 고려키토산, 오이 호박 등을 일정한 크기와 모양으로 재배할 수 있는 생육기를 개발한 맛디아코리아 등. 성공한 벤처농업인들은 자신들의 경험을 말하며 농업벤처가 성공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도 제시했다.

수요가 적은 특수농산물을 전문적으로 생산해 틈새 시장을 공략하고 재배과정에서 돌연변이를 찾아 새로운 품종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 농민들간에 새로운 기술을 공유하고 토론할 수 있는 네트워크의 마련도 제안했다.

지난 두달간 두번의 벤처농업 설명회와 벤처농업 발기인 대회를 개최한 한국벤처농업포럼은 앞으로도 벤처농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여러 행사를 준비중이다.

이달중 벤처농업 창립총회를 열 예정이며 오는 7월 초에는 삼성SDS와 함께 제3회 벤처농업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이후에는 매월 한차례씩 전국순회 벤처농업 설명회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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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길덕.김동욱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