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보험에 가입하려는 고객은 어느 보험사를 선택해야 할 것인가를 신중히 따져봐야 한다.

내년부터는 예금자보호제도가 바뀜에 따라 보험사가 파산하면 보험계약자(법인의 퇴직보험과 개인에 한정)는 2천만원(98년 7월24일 이전 가입자의 경우 5천만원)까지만 보호받게 된다.

보험의 경우 은행보다도 장기상품이 많기 때문에 특히 주의를 요한다.

보험사가 얼마나 튼튼한가를 나타내는 기준 가운데 하나가 지급여력비율이다.

지급여력비율이란 보험계약자가 한꺼번에 해약할 경우에 대비해 얼마만큼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갖추고 있느냐를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종금,신용금고 등 다른 금융기관의 건전성을 판단하는 기준인 BIS(국제결제은행)비율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다만 BIS비율은 8%를 넘으면 되지만 지급여력비율은 1백%를 초과해야 정상 상태에 있는 보험사다.

<> 손보사 지급여력비율 =99회계연도가 끝난 지난 3월말 현재 국내 11개 원수 손보사들 가운데 삼성 동부 동양 쌍용 국제화재 등 5개 회사만이 작년보다 지급여력비율이 좋아졌다.

특히 삼성화재의 지급여력비율이 5백21%로 가장 높았다.

동부(1백91%) 동양(1백76%) 쌍용(2백9%) 등도 양호했다.

반면 나머지 6개사의 지급여력비율은 지난해보다 나빠졌다.

대한화재의 지급여력비율은 1백32%를 기록,지난해에 비해 가장 악화됐다.

신동아화재의 경우도 1백10%로 11개 손보사중 가장 낮았다.

영국계 리젠트그룹에 인수된 해동화재는 98년에 이어 99년에도 손보사중 유일하게 지급여력비율이 1백% 미만인 것으로 금감원은 추정했다.

<> 생보사 지급여력비율 =소형사인 영풍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이 1만7천3백16%로 생명보험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또 외국계 보험사들이 일반적으로 국내 보험사보다 지급여력이 더 높았다.

푸르덴셜생명의 지급여력비율은 5천4백88%인 것으로 나타났다.

ING생명도 2천8백54%인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대형사중에선 삼성생명이 1천7백32%로 가장 높은 지급여력비율을 보였다.

교보생명은 4백86% 수준으로 삼성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대한생명은 마이너스 1백60%였다.

흥국생명과 동부생명은 각각 1백93%와 3백50%였다.

<> 최근의 영업실적도 함께 봐라 =그러나 지급여력비율이 보험사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유일한 지표는 아니라는 사실을 유념해야 한다.

영업을 잘한 보험사의 경우 보험금으로 내줘야 하는 금액도 커지기 때문에 지급여력비율이 높아지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지급여력비율이 악화된 소형사는 상대적으로 적은 증자만으로 쉽게 지급여력비율이 올라가지만 대형사는 그렇지 못하다는 측면도 있다.

영업실적이 좋아도 보험사 규모가 커지면 커질수록 지급여력비율은 떨어지는 게 일반적 현상이다.

때문에 보험사의 최근 몇년간 영업실적도 유심히 봐야 한다.

지급여력비율이 아무리 높더라도 계속 적자를 내거나 영업성과가 나빠지는 보험사의 경우 장기적으로 지급여력도 함께 나빠질 것은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