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호주에서는 1백일 앞으로 다가온 올림픽 열기 못지않게 신경제 열기가 달아 오르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호주경제는 지난 90년대를 통틀어 연평균 3.5%의 실질 경제성장률을 기록,선진국중에서는 아일랜드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또 물가는 연평균 2.3% 상승에 그치는 등 전형적인 "신경제"호황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주의 신경제는 우리에게 비교적 덜 알려져 있지만 90년대를 통틀어 미국이 연평균 3.2%의 실질성장과 2.9%의 물가상승을 기록한 것과 비교할 때 놀라운 성과임이 분명하다.

특이한 것은 호주가 신경제에 따른 장기호황을 누리고 있는 데는 호주만의 독특한 사정에 기인한다는 점이다.

구경제하에서 호주의 최대 단점은 주요 경제활동 무대와 지리적으로 고립돼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거리의 소멸"로 요약되는 정보통신혁명은 호주의 최대약점이었던 지리적 고립을 상당부분 완화시켰다.

여기다가 호주정부가 추진해온 개혁정책이 성과를 발휘하기 시작한 점도 신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호주정부가 15년전부터 추진해온 개방화,규제완화 정책이 변화한 세계경제 환경하에서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규제 완화로 시드니는 홍콩 싱가포르에 버금갈 정도로 아시아.태평양지역의 금융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멜버른은 제조업과 바이오산업 등 첨단산업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다.

물론 호주 신경제도 미국 신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에 대한 불안감,장기호황에 따른 경상수지 적자 및 이자율 상승압력,일반판매세 도입(GST)에 따른 물가불안 등의 복병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호주국민들은 호주경제의 미래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다.

"지리적 불리함이 극복되고 또 개방체제로 완전히 탈바꿈한 호주경제가 장기호황을 구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이구동성이다.

외교통상부 관리였다가 컨설턴트로 전직한 옥슬리( Oxley )는 최근 그의 저서에서 "호주경제의 지평선 너머에는 햇빛이 가득하다"며 호주경제를 낙관하고 있다.

올림픽 개최 직전인 오는 9월12일부터 세계경제포럼(WEF)을 열어 세계경제인들을 호주로 불러 모아 신경제 열기를 확산시키겠다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태평양 국가로서 우리의 주요 교역상대국인 호주경제가 1850년대의 "골드러시"에 이어 제2의 황금기를 구가할 수 있을 지 관심사다.

시드니=최경환 전문위원 kghwchoi@ 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