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동만 < 에스원 대표이사 secombai@samsung.co.kr >

아무렇지도 않은 듯 범죄를 저지르는 10대 청소년들의 "이유없는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주인공들이 아무 이유없이 주유소를 털며 폭력을 휘두르는 내용을 담고 있는 한 영화를 모방한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는가 하면,중학교 3학년생이 부모로부터 꾸지람을 들은 뒤 화풀이로 얼굴도 모르는 여중생을 뒤따라가 살해하는 등 청소년들이 강도 살인과 같은 즉흥적이고 충동적인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엔터(Enter)키와 마우스 클릭에 따른 "접속" 또는 "접속 해제"라는 즉흥적인 판단에 익숙해져 있으며 또 폭력적이고 선정적인 영상매체에 둘러싸여 살고 있는 청소년들이 환경의 영향을 받은 결과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디지털시대가 발전하면 할수록 더 많은 청소년들이 범죄에 빠져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서게 된다.

안전한 사회건설을 목표로 삼고 있는 우리회사에서는 지난해 8월 범죄예방연구소를 설립해 청소년범죄예방에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청소년 범죄라는 심각한 사회병리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집단이나 기관의 힘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에 접근하기 힘들다.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과 청소년이 속해 있는 많은 집단 및 이를 다루는 기관들이 서로 협조하고 유기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우선해야 할 일은 가정이 바로서야 하는 것이다.

청소년 범죄자들의 대부분이 불우한 성장 배경을 갖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가치관이 형성될 시기인 어린 시절에 부모 형제로부터 사랑과 관심의 부족은 청소년을 범죄로 내모는 주요인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가정과 함께 학교는 올바른 청소년 성장을 위한 양대 축으로 그 역할이 매우 크다.

그러나 우리 교육 현실은 제 기능을 못하고 있다는 아쉬움을 떨쳐버릴 수 없다.

가정도 학교도 이제 자녀와 학생편에서 생각하는 인식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우리 사회의 패러다임이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교육도 수요자인 자녀 학생 중심으로 전환해야 할 시기인 것이다.

교육 제도나 규정의 변화도 그 중심에 청소년을 놓고 생각해야 비로소 문제가 풀어질 것이다.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청소년들이 조기에 낙오자로 양산되는 현실이 청소년 범죄문제와 직결된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

바람직한 청소년 문화의 정착은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간다는 의미에서 더욱 많은 관심과 투자를 집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