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우선주의( collectivism )문화에서는 "군중심리"가 큰 역할을 한다.

그래서 유행이 서구보다 더 만연,무엇이 좋다고하면 분별없이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지룡탕이 몸에 좋다"고 해서 한때 지렁이가 수난을 당했고 "까마귀가 원기에 좋다"는 바람에 한국의 까마귀가 멸종위기에 처했었다.

단기적 증권시세를 정확히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장기간을 두고 보면 몇가지 특징이 나타난다.

한 회사의 주가는 궁극적으로 그 회사의 이윤에 따라 움직인다.

그러나 미국이나 호주같은 나라에선 증권시장 전체의 평균 주가가 은행이자율보다 높다는 게 통계적 사실이다.

주가는 장기적으로 볼때 기복이 있게 마련이다.

또 그 기복은 예측 못하게 불규칙적이다.

미국 경제는 1990년대 초부터 기술개발을 중심으로 호황가 지속됐다.

기술분야 회사들이나 기술개발 벤처회사들의 주식이 오르기 시작했다.

"계속 오른다"고 믿는 인식이 형성되자 은행 돈을 빌려가면서까지 증권투자를 했다.

미국 국민의 과반수 이상이 주식투자를 하게 됐고,기술분야 회사들의 주가는 이익의 2백배나 오르기도 했다.

그래서 언젠가는 거품이 꺼지거나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는데 지난 4월14일 결국 기술분야 주가가 25%나 크게 떨어졌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그 뒤 상당히 회복됐다.

미국의 주가파동은 기술회사 주식들이 계속 오른다는 기대심리를 없애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기술회사 주식들이 전과 같이 오르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1997년부터 활성화하기 시작했다.

그 전엔 대기업들이 정부의 중재역할을 통해 쉽게 융자를 받았다.

그들은 기업지배를 유지하기 위해 주식시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하려 하지 않았다.

그런데 채무 대 자기자본 비율을 대폭 줄여야하게 되자 대기업들은 증시를 통해 자본을 조달하기 시작했다.

일반 투자자들은 은행 예금이자율이 한자리 숫자로 떨어지고 또 은행들이 파산하는 것을 보자 증권시장으로 몰렸다.

게다가 1997년 IMF체제 이후 한국 증권시장이 완전 개방되면서 외국자본이 대량으로 유입돼 증시는 더욱더 활기를 띠게 됐다.

아울러 벤처산업을 육성키 위해 정부가 여러가지 혜택을 주고 미국 기술산업 주가가 계속 오르는 현상과 또 그 기대감이 한국 증시로 이전됐다.

뿐더러 컴퓨터를 통한 주식 매매가 성행하면서 "기술산업 주식이 돈을 번다"는 군중심리와 투기심리가 복합 작용,기술산업 주가가 폭등했다.

한국증시는 외국인투자에 따라 기복이 심하다.

외국인투자자들이 증권을 사고 파는데 한국의 소액 투자자들이 따라간다.

군중심리가 유달리 작용하는 문화라서 증권시장의 기복도 외국에 비해 크다.

지난 4월14일 미국증시의 폭락직후 한국의 주가가 세계에서 제일 많이 떨어졌다.

이런 때 돈 잃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다.

그런데 자기 실수나 약점 알리기를 꺼리는 심리 때문에 "누가 떼돈을 잃었단다"는 풍문은 듣기 어렵다.

그러므로 증권가에서 일어나는 소문은 편중돼 있다.

미국에서도 벤처기업들은 그 성공률이 20%밖에 안되는 위험한 투자다.

즉 10개 벤처기업중 8개는 망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외국에서 기술이나 벤처사업을 프랜차이즈( franchise )로 가져왔다고 해서 벤처가 성공한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또 벤처회사 주가가 폭등하면 그 회사 설립자는 자기 주식을 팔아 이득을 보고 위험이 내포된 벤처사업을 안할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주식투자자들만 손해를 보게 된다.

특히 사업투명성이 낮은 한국인만큼 벤처회사가 어떤 회사인지 충분히 알아본 뒤 투자해야 한다.

주식투자는 도박과 같다.

이익을 볼 수도 있지만 크게 손해를 볼 수도 있다.

잃어도 크게 지장이 없을 정도의 여윳돈으로 주식을 샀다가 팔면 도박성은 별로 없다.

그러나 자기가 갖고 있는 주식이 계속 오른다는 인식( perception )과 "계속 오른단다"는 공동심리에 휩쓸리게 되면 잃어선 안될 돈까지 주식에 투자한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사상이래 최고의 가계부채가 형성됐다.

한국도 1999년 주택금융을 제외한 가계대출이 전년에 비해 59%나 늘었다.

상당부분 은행빚 내서 증권에 투자한 것으로 보여진다.

주식은 "사기보다 팔기가 더 어렵다"고 한다.

주가가 계속 올라 이익이 났을때 팔아서 이익을 보는 것보다 더 오를 때를 기다리다 기회를 놓친다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