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위스키 고객은 프리미엄급으로도 양이 안찬다. 수퍼 프리미엄급으로 공략하라"

최근 국내 새 런칭에 들어간 글렌피딕 위스키가 12년산 프리미엄급을 주력으로 하는 경쟁업체와 달리 15년산 "수퍼 프리미엄급"을 집중 판매하기로 결정해 향후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15년산(7백ml)의 소비자가는 7만9천원선.업소 가격은 통상 소비자가의 4배에 달하므로 주점에서는 30만원 이상에 팔릴 것으로 보인다.

글렌피딕이 더 비싼 제품을 간판스타로 내세운 이유는 한마디로 "고급보다 더 고급을 찾는" 한국 소비자들의 경향을 읽었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위스키 시장의 동향을 보면 프리미엄급과 스탠다드급(12년 미만)간 판매량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98년만해도 두 종류의 위스키는 59대41의 비율로 팔렸으나 지난해에는 82대18로 큰 차이를 보이더니 올 들어서는 4월 현재까지 86대14로 간격이 더 넓어졌다.

월별 추세로도 1월에만 84대16이었을뿐 2월부터는 줄곧 87대13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 경향대로 가면 올 연말께에는 프리미엄급이 90% 이상을 점유할 수도 있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절대 판매량 역시 프리미엄급은 올들어 4월까지 70만상자(9리터 기준)가 팔려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했으나 스탠다드급은 11만2천상자가 팔리는데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오히려 12% 감소했다.

글렌피딕은 사실 극히 최근까지 국내 시장에 8년산을 공급했다가 쓴맛을 보고 발길을 돌렸던 기억이 있다.

따라서 이번의 전략 수정은 비싼 수업료를 내고 한국시장을 배운데 따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글렌피딕측의 한 관계자는 "종전에는 8년산으로 연간 5천상자를 팔았지만 이번에는 훨씬 더 고가인 12,15,18,30년산만 출시해 1만상자 이상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는 또 "전세계에서 15년산 글렌피딕을 주력으로 하는 나라는 정열적인 음주문화를 지닌 스페인과 한국뿐"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김화주 기자 hee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