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대 국회가 어제 의장단 선출에 이어 개원식을 갖고 본격 출범했다.

새천년의 정치발전 초석을 다지는 첫 국회의 개원이란 점에서 그 의미는 무척 크고,국민들의 기대 또한 높다.

이 점은 국회의원들 스스로 체감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번 16대 국회 개원과정을 지켜 보면서 과연 정쟁을 일삼고 민생을 외면했던 15대 국회의 전철을 밟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갖기 힘든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미 지난달말에 국회의원 임기가 시작됐지만 원구성도 하지않고 있다가 국민여론에 떠밀려 법정개원일에야 가까스로 의장단을 뽑는 무성의함에 우선 실망할 수밖에 없고,원내교섭단체 구성요건 완화에 대한 견해차이를 빌미로 대통령의 개원 연설을 듣느냐 마느냐로 여야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은 결코 의회의 성숙한 자세라고 보기 어렵다.

이만섭 신임 국회의장이 지적한대로 16대 국회는 민족화합과 통일,경제회복,정치개혁 등 수많은 과제들이 해결을 기다리고 있다.

따라서 국회는 보다 능동적으로 민족의 장래를 개척하는데 앞장설 각오를 다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직도 취약하기만 한 경제체질을 강화시키고 민생안정을 기하는데 전력 투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그동안의 국회는 경제회복을 지원하기 보다 걸림돌이 되었던 사례가 적지않았다.

정부가 제출한 수많은 민생법안과 개혁입법들이 회기종료로 폐기되었는가 하면 당리당략 차원의 정쟁으로 인해 국가신뢰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적도 있었다.

이같은 비생산적 국회는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곤란하다.

이번 국회부터 예산결산위원회를 상설화하는 등 여러가지 기능보강이 이뤄진 것은 일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한 포석이다.

여야는 대립과 갈등을 청산하고 대화와 타협으로 생산적 국회를 일궈 나가려는 자세를 다시 한번 가다듬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