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지난 2일 발표한 우리나라 규제개혁에 대한 평가보고서는 얼핏보면 매우 긍정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권고사항을 하나 하나 뜯어보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은 것 같다.

가장 먼저 강조한 정책권고 항목도 "강도 높은 규제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으로 되어있다.

OECD보고서는 총론적으로는 한국이 규제 건수의 50%를 철폐함으로써 경제회복의 바탕으로 삼았고,시장개방과 경쟁정책 등에서 OECD권장 관행에 빠르게 접근하고 있다는 좋은 평가를 내렸다.

그러면서도 각론을 통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메시지를 강하게 전달하고 있는 것은 지금까지의 성과에 자만하지 말아야 한다는 경고와 다를바 없다.

두번째로 귀담아 들어야 할 지적은 총체적 플랜에 입각해서 성과지향적인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 수없이 지적돼온 건수위주의 실적을 지양하고,국민들의 피부에 와닿는 실질적인 규제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주무 당국은 물론 실질적인 추진주체인 규제개혁위원회도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이밖에 소비자 편익 증대,규제품질 제고,행정지도 폐지,전력산업 구조개편,통신산업 시장경쟁 촉진 등에서 규제개혁이 절실하다는 지적도 간과해선 안될 과제들이다.

OECD의 이번 규제개혁 심사는 우리가 자청해서 받은 것이라고 한다.

부정적 평가의 위험부담에도 불구하고 OECD의 경험과 조언을 적극 활용하자는 목적이었다는게 당국의 설명이다.

따라서 "잘하고 있다"는 부분보다 "이렇게 해야 한다"는 대안제시에 주목해야 함은 물론이다.

이번 평가보고서를 발표하기 위해 내한한 세이치 곤도 OECD 사무차장은 규제개혁의 지속적인 추진이 불가피한 이유를 줄타기에 비유했다.

균형을 잡고 계속 전진하지 않으면 쓰러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특히 성공적인 규제개혁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신뢰를 뒷받침하고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특정 이익집단들의 반발과 저항에 맞서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라는게 그 이유다.

우리 현실을 감안해 볼 때 전적으로 공감이 가는 지적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의 규제개혁은 국회의 법안심의 과정에서 왜곡돼거나 무산된 예가 적지않은 것도 사실이다.

국정 최고 책임자인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동시에 국회지도자들도 규제개혁의 당위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이를 실현하는데 리더십을 발휘해 주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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